“환율 때문에…” 채산성 2분기연속 악화

  • 입력 2005년 5월 15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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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들은 채산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출상품의 가격을 일제히 올리고 있다.

● 환율 하락으로 기업 채산성 2분기 연속 하락

15일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에 따르면 원화 수출단가 상승률에서 생산비 증가율을 뺀 수출채산성은 올해 1분기(1∼3월)에 전년 동기 대비 8.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 2.1%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악화된 것.

무역협회는 “생산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 표시 수출 단가는 그만큼 오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환율 추가 하락과 높은 국제유가 등을 고려하면 2분기(4∼6월)의 수출채산성은 더욱 낮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수출 대기업들 수출가격 인상

삼성전자는 1분기 중 평면브라운관 TV 등 가전제품의 수출가격을 크게 인상했다. 품목별로는 평면브라운관 TV의 대당 수출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291달러에서 올해 476달러로 63.6% 올랐다. 또 세탁기(40.6%) 에어컨(12.8%) 레이저프린터(12.7%) 냉장고(3.4%) 휴대전화(1.7%) 등의 수출가격도 올랐다.

LG전자도 지난달부터 전자레인지, 창문형 에어컨 등 중저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가격을 10∼15% 인상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분야도 비슷하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들어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수출가격을 올렸다. 미국 수출 차량 중에서 투싼이 인상 전에 비해 대당 수출가격이 150달러 올랐으며 싼타페(100달러) 아반떼XD(수출명 엘란트라) 베르나(15달러) 등도 가격이 인상됐다.

포스코도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열연코일 t당 수출가격을 지난해 1분기 322달러에서 4분기에 535달러로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585달러, 2분기에는 633달러로 올렸다. 또 현대중공업이 최근 그리스의 해운업체에서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대당 가격은 9300만 달러로 지난해 초의 6800만 달러에 비해 3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 기업은 고급화, 정부는 임금 안정 노력해야

한국 상품의 수출가격 상승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기업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비싼 가격에도 팔릴 만한 ‘고(高)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영하(李榮夏)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장은 “환율 하락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만큼 어느 정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능과 디자인의 수준을 높이면서 가격을 올려 중국산 저가제품과 차별화되는 ‘고급제품’의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기업이 생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시켜야 하며 채산성 악화의 주요 원인인 환율도 안정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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