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점검/7월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 입력 2005년 5월 11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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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23일 열릴 제9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피판·PiFan)를 앞두고 이번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영화제 사무국 소속 프로그래머팀이 10일 해외 영화 출품 섭외를 위해 제58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으로 떠났지만, 국내 영화계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한 상태다. 부천영화제의 ‘총 지휘자’ 격인 김홍준(영화감독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말 뚜렷한 이유 없이 임기 2년 4개월을 앞두고 강제 해임된 이후 영화인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홍의 연속=김 전 집행위원장의 중도 하차 이후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과 권상우 김혜수 문근영 문소리 설경구 송강호 이영애 이병현 등 영화배우들이 부천영화제에 작품 출품이나 참가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또 영화인회의,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감독협회 등 영화단체들도 부천영화제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기 부천시는 “올해엔 집행위원장 없이 영화제를 진행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영화인들의 집단 반발을 의식해 3월 말부터 대화에 나섰다.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영화인회의 관계자와 홍건표 부천시장이 4월 13일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집행위원회 상설화 △재임용에서 탈락된 스태프 전원 복귀 등이었다.

협상 결렬이 공표되자 부천영화제 사무국 소속 프로그래머팀, 기획팀, 홍보팀, 기술팀 등 스태프 28명이 4월 30일 집단 사표를 제출했다.

이들은 “김 전 집행위원장 해임의 합당 또는 부당성 논의를 떠나 그 결정과 진행 과정이 영화제에 미친 악영향을 고려해 이사진이 일괄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문화관광부는 “영화제 개최에 차질이 예상되니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부천시에 보냈다. 결국 홍 부천시장을 이사장으로 한 이사진 11명이 이 같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4일 총 사퇴를 결정했다. 조만간 영화제 업무 의결과 예산 집행 등을 맡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준비 상황=사무국은 올 영화제를 ‘판타스틱’과 ‘로맨스’를 결합한 행사로 이끌기 위해 32개국 200여 편의 영화를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와 호러 공상과학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등의 영화를 선보이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가족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패밀리 섹션’, 특별전 등으로 나눠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

그러나 예년에 비해 초청이 확정된 작품 수가 적어 현재 70∼80편에 불과하고, 60∼70편이 출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내 영화는 예년에는 10편 가량 출품해왔으나, 이번엔 참가 의사를 밝힌 작품이 아직 없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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