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열차는 1993년 대전엑스포 전시장에 설치돼 12만 명이 이용했던 자기부상열차의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 최고 시속은 110km로 한 량에 135명이 탈 수 있다.
로템의 김국진(金國鎭) 신차종개발팀장은 “자기부상열차는 공중에 떠서 달리기 때문에 ‘바퀴식 열차’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매우 적다”면서 “유지비가 적게 들고 환경오염도 없는 ‘친(親)환경’ 교통수단”이라고 자랑했다.
열차의 아랫부분이 선로를 감싸는 구조로 돼 있어 탈선의 위험이 거의 없다. 또 바퀴식 열차에 비해 선로에 실리는 무게가 고르게 분산되기 때문에 고가선로의 교각 간격을 넓힐 수 있어 건설비도 바퀴식에 비해 10∼3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2007년 봄이면 일반인들도 이 열차를 탈 수 있게 된다. 로템은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대전 엑스포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을 잇는 1km 구간에 자기부상열차 선로를 건설해 2007년 4월 개통할 계획이다.
오명(吳明)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최근 “인천국제공항에 자기부상열차를 설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 이로써 독일 일본에 이어 ‘철도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자기부상열차를 상용화한 세 번째 나라가 될 전망이다.
현재 독일 지멘스 사(社)는 중국 상하이 도심에서 공항까지 32km 구간에 고속 자기부상열차를, 일본은 나고야 아이치엑스포 전시장 내 9km 구간에 한국과 같은 방식의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신(前身)인 현대정공 때부터 17년간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해 온 로템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면서 운행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국산 자기부상열차 선택을 꺼리고 있기 때문.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은 선진국에서 ‘바퀴식 경전철’을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운행실적이 없다보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진행해 온 수출협상도 지지부진하다.
한국기계연구원의 김동성(金東成) 박사는 “이른 시일 안에 국산 자기부상열차가 상용화되지 않으면 독일 일본 등에 기술이 종속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지자체들이 경전철 기종으로 국산 자기부상열차를 선택한다면 한국이 차세대 교통수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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