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크리스천인 김 교수는 “암울했던 80년대, 교수직을 하며 밤낮으로 최루탄이 난무하는 캠퍼스를 오르내리면서 2000여 년 전 바람 불던 유대 광야를 걸었던 한 남자(예수)를 떠올렸다”며 “그가 다시 이 시대 저 최루탄 속에 서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표현한 것이 ‘우리 곁에 계신 바보 예수’ ‘흑색 예수’ 연작이었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동양화가가 뜬금없이 무슨 예수냐고 시비를 건 사람도 많았고, 몇몇 기독교인들은 신성모독이라고 나를 비난해 이래저래 고초가 많았다”며 “그러나 서울을 출발한 바보예수 전이 독일 헝가리 폴란드를 돌면서 어느 덧 내 이름 앞에 바보예수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바보예수 연작은 자신의 꿈과 사랑, 갈등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하는 단골소재가 되었다고 털어놨다. 이미 ‘화첩기행’으로 문장력을 인정받은 작가 특유의 맛깔스러운 글들과 묵직한 성경구절들이 예술가 특유의 감수성과 섞여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준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