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 입력 2005년 5월 6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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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한수성 엮음/202쪽·8500원·찬섬(초등 3년 이상)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한 CF에 사용되면서 유명해진 동요 ‘아빠송’(원제 ‘아빠 힘내세요’).

동요로는 드물게 이 노래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힘들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들이 많아서일까?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아빠송’의 작곡자이자 현재 부산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아버지’를 주제로 아이들과 자신이 쓴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아이들이 쓴 1부 ‘아이들의 노래’를 읽다보면 글에서 드러난 수많은 아빠의 모습들이 모여 이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아빠의 자화상을 이룬다.

“아빠 얼굴을 언제 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일어나면 아빤 벌써 출근을 하셔서 안 계시고, 내가 잠든 밤늦게 들어오셔서 뽀뽀를 해주신다.” (‘아빠, 파이팅!’)

“아빠는 항상 우리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우리가 해달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엄마한테 물어보고 엄마가 허락하면 해줄게’라고 하신다. 우리를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무엇이든 엄마 허락부터 받는다. 아빠는 엄마를 더 사랑하시는지 우리를 더 사랑하시는지 모르겠다.” (‘항상 바쁜 아빠’)

“새벽에 아빠를 보내고 학교에 간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마음이 슬퍼진다. 종일 아빠의 얼굴을 떠올리며 수업을 하는 둥 마는 둥 한다.” (‘주말 아빠’)

“나는 아빠가 정말 정말 싫다/아빠가 술 먹고 오셔서/아빠 얼굴로 내 얼굴을 비비면/따갑고 술 냄새가 나서//…그래도 나는 아빠가 진짜 진짜 좋다/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온 동네 떡잔치도 하시고/나만 보면 힘이 난다는 아빠.” (‘나는 아빠가 좋다’)

2부 ‘선생님의 노래’는 가난 때문에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막노동을 하면서라도 네 남매를 교육시켰던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와 불과 스물세 살의 나이에 아빠가 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결국 저자와 아이들이 이 세상 아버지들에게 들려주는 ‘아빠송’이다.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한때 나도 아이였고 그때의 나를, 지금 내가 저 아이들을 바라보듯 그렇게 나를 바라봤을 사람, 내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버지가 되어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됐지만, 그러나 내 곁에는 아버지가 없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저자의 말’ 중에서)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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