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방구들 고루 따뜻해야 병아리 편해”

  • 입력 2005년 5월 4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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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들 온도를 잘못 맞추면 병아리들이 절반쯤 밟혀 죽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3월 6일 건설교통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국토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초등학교 시절 집에서 닭을 키우던 경험에 빗대어 ‘병아리와 방구들론’을 폈다.

노 대통령은 “병아리를 방에서 키우는데, 방이 골고루 따뜻하면 병아리가 쫙 흩어져서 방바닥에 전부 가슴을 대고 편안하게 잠든다”며 “그러나 조금 추우면 한쪽으로 몰려들어 층층이 쌓여 아주 위험한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3월 3일부터 4월 29일까지 진행된 각 부처의 업무보고 때 노 대통령은 이처럼 여러 가지 비유법을 동원해 각 부처의 역점 활동 부분을 지적했다고 4일자 ‘청와대 브리핑’이 소개했다.

3월 16일 공정거래위 업무보고 때에는 공정위를 ‘심판’, 기업을 ‘선수’, 국민을 ‘관중’, 자신은 ‘경기위원장’으로 비유해 설명했다. 당시 “스타플레이어를 비롯한 일부 선수들의 불평과 항의로 공정위가 고생하지만, 경기위원장인 내가 소신껏 심판하라고 밀어주고 있다”고 격려한 것.

‘경찰의 딜레마’를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도둑을 많이 잡아야 경찰은 성과를 얘기할 수 있는데, 경찰이 잘하면 도둑이 없어지고 그러면 실적이 올라갈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며 실적건수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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