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철학 거두 탕이제 베이징대 교수 내한강연

  • 입력 2005년 5월 2일 19시 01분


코멘트
“앞으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세계의 문명 충돌을 막아줄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할 겁니다.”

중국 철학의 거두인 탕이제(湯一介·78·사진) 중국 베이징대 철학과 교수가 2일 오후 충남 논산시 금강대(총장 김유혁·金裕赫)에서 ‘우리가 왜 유장(儒藏)을 편찬하는가’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다. 중국 해석학의 시조이며 현재 중화공자학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금강대의 초청으로 지난달 30일 내한했다.

탕 교수는 중국의 역사편찬 사업이 고구려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간주해 갈등을 불렀다는 지적에 대해 “베이징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일부 학생들이 ‘중국이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어떻게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을 정도로 내부에서 비판적인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대국이지만 서양 열강으로부터 침탈당했던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봐서라도 주변 국가와 화합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점이 있다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자가 죽어야 산다’는 유의 유교 비판이 중국에도 있느냐는 물음에 탕 교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문화대혁명 때 일부에서 공자 비판이 적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들은 ‘화이부동’을 몰랐던 것 같아요. 자기주장이 중요하면 남의 주장도 인정해야 하는데….” 그는 “이 사업은 단순히 경전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유교적 관점에서 문명의 평화를 이루는 철학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유교사상에서 서로 화합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갖는다는 의미의 ‘화이부동’이 세계 평화를 가져올 최고의 덕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