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自保料 100만원 아꼈다”…업계 경쟁 본격화

  • 입력 2005년 5월 2일 0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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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재 이용혁 과장은 최근 친구의 부탁으로 회사별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하다 믿기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사별로 보험료가 많게는 100만 원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

이 과장도 보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차등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격차가 벌어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과거에는 규모가 큰 손해보험사일수록 보험료가 비싼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가입조건에 따른 파격적인 가격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 천차만별=1일 보험료 비교견적 사이트인 인스넷(www.insnetkorea.com)에 의뢰해 손모(32) 씨의 자동차 보험료를 산출한 결과 LG화재가 297만2040원으로 가장 비쌌고, 동양화재는 191만6590원으로 제일 쌌다. 보험료 차이는 105만5450원.

손 씨의 가입 조건은 △최초 가입 △21세 이상 특약 △2004년식 1600cc급 차량이었다.

손 씨와 나이가 비슷한 이모(33) 씨를 대상으로 보험료를 산출하자 보험사별 가격 순위가 완전히 바뀌었다.

보험료가 가장 쌌던 동양화재는 80만330원으로 가장 비싼 반면 LG화재는 76만7120원으로 4% 쌌다. 보험료가 가장 낮은 곳은 현대해상(72만8250원).

이 씨의 가입 조건은 △최초 가입 △30세 이상 특약 △부부 한정 특약 △1995년식 2000cc급 차량이었다.

올해 42세인 정모 씨의 보험료에서도 보험사 간 가격 순위가 일정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최초 가입 △35세 이상 특약 △가족 한정 특약△2002년식 2500cc급 차량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한 결과 신동아화재(88만5320원)가 가장 쌌고 삼성화재(107만6410원)가 제일 비쌌다.

▽보험료 경쟁 본격화=가입조건에 따라 보험사별 차이가 큰 이유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보험료 자율화가 시작됐기 때문.

보험료 자율화는 2001년 8월 시작됐지만 작년까지는 보험사 간 ‘암묵적 담합’이 유지됐다. 회사별 시장점유율을 바꿀 정도로 파격적인 요율 변동을 추진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하지만 올해부터는 1년에 한 번씩 바꾸던 보험료율을 3개월에 한 번씩 변경할 수 있게 돼 시장상황에 따라 보험료가 탄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대형 손보사들이 특정 계층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면서 보험료 경쟁이 무한으로 치닫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해상은 지난달부터 1500∼2000cc급 차량을 ‘1500cc 이상∼1900cc 미만’ ‘1900cc 이상∼2000cc 미만’으로 세분화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2000cc급 중형 차량 보유자를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부부한정 운전 특약의 보험료도 5% 낮췄다.

이 때문에 2000cc급 차량을 부부만 운전하는 이 씨의 사례에서 현대해상의 보험료가 가장 낮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별 우대 계층이 다를 뿐 아니라 각종 특약으로 보험료가 세분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비교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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