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核탑재능력 “있다” “없다”

  • 입력 2005년 4월 29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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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사정보 최고책임자가 28일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로웰 재코비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이 있느냐”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의 질문에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답변했다. 이런 판단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핵무기를 500kg 이하로 소형화해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가 된다. 또 ‘재래식 미사일의 미국 본토 도달은 가능하지만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없다’는 한국과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른 것이다.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도 최근 사석에서 “북한은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없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미사일 대신 비행기 투하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 방식은 쉽게 노출되는 만큼 (현재로서는) 북한 핵 위협이 크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재코비 국장은 북한의 2단계 발사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이론적으로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는 물론 미국 본토의 북서부에 도달할 수 있고, 3단계 미사일은 미국 본토 대부분 지역에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단계 미사일이란 발사된 미사일의 최초 점화연료가 소진됐을 때 추가 연료로 한 차례 더 점화해 추진하는 미사일을 말한다.

파문이 확산되자 DIA는 “재코비 국장의 증언은 이론적인 가능성을 말한 것이며 3월 군사위원회에서의 증언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29일 상원의원 보좌관들이 “재코비 국장의 이날 증언과 같은 내용의 정보판단 보고서를 최근 봤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정보 당국이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재평가했고, 이미 의회에 비공개 통보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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