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갤러리 옆 레스토랑’ 즐기는 멋 즐거운 맛

  • 입력 2005년 4월 21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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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미술애호가 모임인 ‘아이엠아티스트(IMArtist)’ 회원 6명이 최근 인사동 북카페 북스(VOOKS)에 모였다. 학생, 연구원, 유아원 원장, 은행원 등 직업이 서로 다른 이들은 한 미술관의 성인 강좌에서 만난 이들.

이들은 한자리에 모여 최근 다녀온 전시회 감상기를 나누거나 자신들이 그린 습작품을 돌려본 뒤 인근 레스토랑으로 옮겨 늦은 저녁식사를 한다. 격주로 모임을 갖는 이들의 단골집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사간동 편도나무갤러리. 작은 카페가 있는 평창동 토탈미술관이나 인사동 북카페 북스도 자주 찾는다.

미술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최근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사와 전시, 공연 관람을 겸하는 ‘아트 다이닝(Art Dining)’이 늘고 있다. 모여서 ‘밥만 먹거나 술만 푸는’ 일정보다 만남도 갖고 교양도 쌓자는 것이다. 기업들이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아트 다이닝’을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 오전 11시에 모여 미술 전시회 등을 보고 식사를 하는 ‘새터데이 브런치(Saturday Brunch)’는 평범한 이들의 ‘아트 다이닝’ 모임. 잘 알고 지내는 친구들끼리 “이왕 만나는 거 서로 관심이 많은 미술 감상도 함께하자”는 데 뜻을 모아 시작했다. 한 번에 10여 명 모인다.

이들은 지난달 말 가나아트센터에서 ‘블루’전을 관람한 뒤 옥션하우스에서 상설전과 경매장을 둘러보고 카페 모뜨에서 식사했다. 4월 말 예정된 다음 모임은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갖기로 했다. ‘루이스 브르조아’전을 본 뒤 이 갤러리의 ‘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계획이다.

미술 전시장이나 공연장에서는 이런 수요를 겨냥해 전시회 설명과 식사를 연계시킨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 전시회+식사

가나아트센터(02-720-1020)는 큐레이터에게 전시 설명을 듣고, 같은 건물에 있는 레스토랑 빌 또는 인근의 옥션하우스 3층에 있는 카페 모뜨에서 식사나 차를 즐길 수 있는 전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입장료와 식사비 외에 1인당 5000원씩 투어비를 별도로 내면 된다. 빌과 모뜨의 단품요리는 1만∼3만 원대, 음료는 1만 원 미만이다. 세트 메뉴는 2만∼6만 원대. 미술사나 아트 비즈니스 등 미술 교육 강좌를 신청해 들을 수도 있다. 20인 이상 단체는 입장료를 절반만 받는다. 5월부터는 공연 또는 전시 관람권과 식사권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전시+공연+식사를 묶어 10만 원 안팎.

서울옥션(02-395-0331)은 고객이 원하면 관람과 식사 일정을 ‘맞춤식’으로 짜 준다. 기업이 문화 마케팅 차원에서 고객을 초청하기도 하고, 미술애호가들도 자주 이용한다. 20∼30명 규모가 대부분. 경매 아카데미에서 아트 경매 설명을 들은 뒤 경매를 관람하고 식사를 한다. 가나아트센터의 전시회 투어도 포함돼 있다. 아카데미 강의료와 식사비용만 내면 된다. 강의료는 팀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만 50만 원 안팎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란스튜디오 뒤 편도나무 갤러리(02-3210-0016)는 전시장과 카페를 겸하고 있어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작품을 볼 수 있다. 한옥이어서 외국인들이 전시회를 함께 보고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 ‘아트 비즈니스’ 모임을 자주 한다. 원하는 경우 인원에 상관없이 영어로도 작품 설명을 해 준다. 볶음밥 1만 원, 커피와 음료는 5000∼6000원. 성효경 관장이 와인에 조예가 깊어 저녁에는 와인을 마시러 오는 이들도 많다.

○ 공연+식사

서울 예술의 전당이 한 달에 한 번 오전 11시에 마련하는 브런치 콘서트(Brunch Concert)는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많이 나 있다. 공연만 보면 1만5000원이고, 빵과 커피 등 간단한 식사가 5000∼1만 원. 가격 대비 공연 품질이 높고, 김용배 사장이 직접 해설자로 나선다. 5월 2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공연에서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 이원철 씨가 차이코프스키 작품 백조의 호수 중 한 장면을 선보인다. 02-580-1300

세종문화회관도 브런치 콘서트 성격의 ‘태교 음악회’를 한 달에 한 번 오전 11시에 연다. 공연 도중 쉬는 시간에 샌드위치와 쿠키, 음료 등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입장료는 3만 원. 상반기 중에는 4월 26일, 5월 17일, 6월 21일 각각 공연이 예정돼 있다. 02-399-1114

○ 영화+식사

음식이나 음료를 즐기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CGV 골드클래스가 유일하다. 상암(02-304-6222) 용산(02-2012-2999) 오리(031-728-5260) CGV에 있다. 영화를 보기 전이나 끝난 후 라운지와 바에서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고,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입장료는 2만∼3만 원, 스낵류 3000∼7000원. 맥주와 주스 등 음료는 4000∼5000원 선이며 와인은 1잔에 3000원.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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