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08년 大入 가이드라인 빨리 내놔야

  • 입력 2005년 4월 18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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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1년생들이 입학 후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혼란에 빠졌다. 이들은 2008학년도 새 대학입시제도의 첫 적용 대상인데도 이들이 갖고 있는 입시정보는 ‘내신 위주로 입시를 치른다’는 한 가지뿐이다. 현재로선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무조건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내신성적을 잘 받기 위한 과외가 성행하고,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학교마다 비상이 걸렸다. 내신을 둘러싼 비리 우려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당황스럽기는 대학도 마찬가지다. 새 입시제도 아래서 우수 학생을 뽑으려면 어떤 전형방식을 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내신은 지역 간 학력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008학년도부터 점수제에서 등급제로 바뀌면 변별력이 크게 떨어절 것이라는 게 대학 측의 불신이다.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한 교육당국의 ‘3불(不)방침’에 따라 본고사도 치를 수 없으니 일단 관망하자며 손을 놓고 있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대학 쪽에서 먼저 내놓을 수밖에 없다. 각 대학의 전형요강은 보통 1년 전에 확정 발표됐으나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대학들이 전형요강 발표를 미루는 만큼 학생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부작용도 실제 이상으로 커질 것이다. 불안심리 때문에 사교육 수요만 더 자극할 우려가 농후하다.

대학들은 새 입시에 따른 요강을 빨리 확정해 제시하기 바란다. 아직 준비가 덜 돼 있다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교육부가 어제 2008학년도 대입 전형계획을 조기에 확정하라고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낸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예측 가능한 입시’가 되도록 배려할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이를 빌미로 대학에 특정한 입시방식을 강요하거나 유도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대학에 입시정보 제공을 독려하는 차원에 머물러야지 ‘입시 통제’를 꾀한다면 학생 선발의 자율성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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