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택지지구 사흘째 경찰과 대치… 강제진압은 보류

  • 입력 2005년 4월 18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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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 강제 연행18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사흘째 경찰과 대치 중인 경기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려다 경찰이 저지하자 자신들이 타고 온 승합차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다 연행되고 있다. 오산=박영대 기자
철거민 강제 연행
18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사흘째 경찰과 대치 중인 경기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려다 경찰이 저지하자 자신들이 타고 온 승합차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다 연행되고 있다. 오산=박영대 기자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에 맞아 철거용역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한(본보 18일자 A8면 보도) 경기 오산시 수청동 오산세교택지지구에서 농성 중인 철거민들은 18일 경찰의 자진투항 권유를 거부하고 사흘째 경찰과 대치했다.

철거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자신들에게 쌀과 생수, 휴지 등을 전달하려고 접근하는 것을 경찰이 제지하자 철제로 만든 U자형 새총으로 골프공 20여 발을 쏘아댔다.

이들이 쏜 골프공은 100여 m 떨어진 전경차량과 도로에 맞으면서 “꽝”하는 굉음을 낼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경찰은 당초 이날 오전 강제진압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철거민들이 농성현장에 액화석유가스(LPG)통 10여 개와 시너, 휘발유 등 인화물질 각 300L를 보유하고 있어 강제진압을 보류했다.

철거민들은 이 외에도 화염병 제조용 빈병 500개, 철제 새총 10여 개, 새총으로 쏠 골프공 500개 등을 준비한 채 경찰의 진압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3시경부터 W빌라 옥상에 높이 10m의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 중인 철거민 25명은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 측에 상가택지 분양권을 줄 것과 이주단지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16일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에게 화염병을 던져 직원 이모(26) 씨를 숨지게 한 철거민 성모(39) 씨가 18일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철거민 8명에 대해 상해치사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시위현장 주변에 있던 철거민 곽모(38·여) 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불구속 입건했다.

숨진 이 씨의 유족들은 시신을 오산 한국병원에 안치하고 발인을 미룬 채 경찰의 조속한 진압을 요구했다.

오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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