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독일이 상임이사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제도를 맞게 고치는 첫 관문이 있고, 독일이 상임이사국으로 선택되는 두 번째 관문이 있다”면서 “한국은 첫 관문에 대해서는 이해관계를 달리하지만, 독일이 첫 관문을 통과하면 두 번째 관문에서는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일본 지도자를 만나거나 일본에 갈 때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말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일본, 독일,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G4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증설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되, 제도개선을 전제로 독일의 진출엔 지지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독일의 DPA통신은 “두 정상은 많은 국제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함께했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 개편 문제에 대해서만 유일하게 의견이 달랐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슈뢰더 총리의 내년 1월 한국 공식 방문에 합의했다.
한편 슈뢰더 총리는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추진에 주변 국가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어떤 국가든 자신의 밝거나 어두운 역사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독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자기의 예민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비판하다보면 친구를 잃는 것보다 얻게 된다”고 말했다.
베를린=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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