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내셔널호텔 국제망신

  • 입력 2005년 4월 11일 23시 26분


코멘트
경남 창원시 중앙동 인터내셔널호텔(대표 최석만)의 노사갈등이 50여 일째 계속되면서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이곳에 머물기로 했던 외국 선수와 임원들이 숙소를 변경하는 등 대외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객실 121개인 인터내셔널호텔은 창원에 2개뿐인 특2급이다.

11일 인터내셔널호텔에 따르면 9일부터 16일까지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리는 ‘2005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월드컵 국제사격대회’에 참가한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 왕족 일행이 이 호텔에 머물기로 하고 2월 객실 20개를 예약했다. 그러나 노동쟁의가 끝나지 않자 최근 숙소를 다른 호텔로 바꿨다.

또 객실 4개를 예약했던 노르웨이 선수단 7명도 8일 호텔에 도착했으나 노조원들이 농성 중인 것을 보고 체크인을 하지 않은 채 발길을 돌렸다.

호텔 관계자는 “주차장에서 농성 중인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인터내셔널호텔지회 조합원이 9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로비에 반주기를 설치하고 노래를 불러 투숙한 외국 선수단이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고 말했다.

창원시와 창원노동사무소, 사격대회조직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10일 대책회의를 열고 외국 선수단을 일일이 찾아 사정을 설명한 뒤 양해를 구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현재 이 호텔에는 쿠웨이트와 불가리아 등 8개국 선수와 임원 86명이 58개의 객실에 머물고 있다”며 “이들은 다른 곳으로 옮길 의사가 없지만 국제대회 개최지의 체면이 많이 구겨졌다”고 말했다.

이 호텔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했으나 의견 접근을 보지 못했으며 노조가 2월 20일 파업에 돌입하자 호텔 측은 연회장과 뷔페식당 등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