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85>木(나무 목)

  • 입력 2005년 4월 7일 19시 50분


코멘트
木은 줄기를 중심으로 잘 뻗은 가지와 뿌리를 그렸으며, 林(수풀 임)과 森(나무 빽빽할 삼)은 木을 중첩해 의미를 강화한 경우로 ‘나무’라는 원래 의미가 그대로 담겨 있다.

나무는 인간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기에 이를 이용해 ‘위치’나 ‘방향’을 표시하기도 했다. 예컨대 末(끝 말), 本(밑 본), 朱(붉을 주) 등은 木에다 위, 아래, 가운데 부위를 표시하는 부호를 붙여 만든 글자들이다. 또 東(동녘 동)은 해가 나무에 걸린 모습에서 해 뜨는 쪽을, (고,호)(밝을 고)는 해가 나무 위에 위치한 모습에서 한낮의 밝음을, 杳(어두울 묘)는 해가 나무 아래로 떨어진 어둑해진 때를 말한다.

또 나무는 인간 생활의 기물을 만드는 더없이 중요한 재료로 쓰였다. 나무는 다양한 목재품은 물론 울타리(樊·번)나 기둥(柱·주)이나 악기(樂·악)의 재료로, 염료(染·염)로, 심지어 저울추(權·권)나 거푸집(模·모), 술통(樽·준), 쟁반(槃·반) 등을 만드는 데 쓰였다. 그래서 材(재목 재)는 갖가지 재주(才·재)로 기물을 만들어 내는 나무(木)라는 뜻이 담겼다.

여기서의 樊은 원래 아랫부분이 공(두 손 마주잡을 공)으로, 두 손으로 나무 울타리를 엮는 모습을, 樂은 나무와 실(요·요)로 만든 악기를, 染은 나무에서 채취한 여러(九·구) 염료를 물에 담가 染色(염색)하는 모습을 그렸다.

한편 柔(부드러울 유)는 창(矛·모)의 자루로 쓰는 나무(木)는 유연성이 있어야 함을 웅변해 준다. 창은 강함의 상징이지만 창이 강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한 나무를 써야 한다는 것은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노자의 주장과 일치한다. 여기서 파생된 蹂(밟을 유)는 발(足·족)로 짓뭉갬을, 유(주무를 유)는 손(手·수)으로 문질러 부드럽게 만드는 것을, g(휘어 바로잡을 유)는 불로 나무를 구워서 원래 형으로 바로잡음을 말한다.

이러한 나무가 제대로 자라려면 심을 때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植(심을 식)은 바로 곧게(直·직) 심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