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컴퓨터’ 언제 사는게 유리할까

  • 입력 2005년 4월 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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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시대’가 지나 64비트 컴퓨터 시대가 오고 있다.

소비자는 과연 언제 새 컴퓨터를 사야 할까. 전문가들은 컴퓨터의 비트 수가 두 배가 됐다고 해서 컴퓨터의 성능이 곧바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운영체제(OS)와 각종 소프트웨어, 컴퓨터 주변기기가 모두 64비트 중앙처리장치(CPU)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바뀌지 않는 한 컴퓨터가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그 때까지는 필요에 따라 64비트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누가, 언제 사는 것이 유리하나=64비트 컴퓨터 구매 시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기다리라’는 것. 세계 최대의 CPU 제조업체인 인텔이 개인용 컴퓨터(PC)에 쓰이는 64비트 CPU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아직 주변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전문 PC 정보 웹사이트 ‘피시비’(www.pcbee.co.kr)의 이준문 팀장은 “운영체제인 ‘윈도 XP 64비트 에디션’이 판매된 이후가 구입을 생각해 볼 시기”라며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작업(CAD) 또는 동영상 편집을 자주 하는 소비자는 지금 64비트 컴퓨터를 구입해도 성능 향상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64비트 컴퓨터는 계산속도가 뛰어나 복잡한 계산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과 함께 사용하면 속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64비트용 윈도 OS가 나와야 PC에 꽂는 메모리 반도체(D램)의 용량을 16테라바이트(TB)까지 늘릴 수 있다.

현재 32비트 컴퓨터로 늘릴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은 4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늘리면 PC에서 여러 일을 동시에 할 때 빠르고 안정된 환경에서 PC를 이용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1GB D램 가격은 개당 약 20만 원.

이와 함께 64비트용 윈도 OS만 사용한다 해서 PC의 성능이 크게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3차원 게임과 CAD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도 64비트 CPU용으로 바꾸어야 30∼50%까지 속도 향상을 느낄 수 있다.

▽32비트에서 64비트, 언제 바뀌나=1985년 인텔의 ‘80386’ CPU가 처음 나온 뒤 OS와 응용 프로그램 등이 16비트에서 32비트로 바뀌는 데 10년 이상이 걸렸다.

PC에서 사용하는 완벽한 32비트 OS는 2000년부터 판매된 ‘윈도 2000’이 처음. 32비트 CPU의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는데 15년이 걸린 셈이다.

64비트 사용 환경은 이보다 빨리 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PC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PC는 생활의 일부가 됐으며 최근 사용자는 3차원 게임 등 고성능 기능을 자주 이용한다는 것이다.

최기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64비트 윈도 OS가 등장하면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신제품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PC 제조업체는 64비트 OS가 판매되는 시점에 맞춰 고성능 컴퓨터를 본격 생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델은 이미 인텔의 64비트 CPU를 사용한 컴퓨터를 선보였다. 삼보컴퓨터는 64비트 컴퓨터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CPU만 64비트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다음 달부터 64비트 컴퓨터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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