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시의회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후 쓰시마 표정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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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4일 낮 12시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시 시청에는 정오를 알리는 시보로 한국 동요 ‘고향의 봄’이 흘러나왔다.

경남 마산시의회가 ‘대마도의 날’ 조례를 제정하고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기념일을 선포한 데 대해 이곳 주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쓰시마 지역 공무원들은 독도 문제와 상관없이 13년 전부터 주민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한국동요 시보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명함에 한글로 음을 달아놓았으며 배경사진으로 부산의 야경을 넣은 공무원도 상당수였다.

기요타 온지(淸田俊二·55) 나가사키현 쓰시마지청장은 “마산시의회의 ‘대마도의 날’ 조례 지정에 대해 별다른 감정은 없다”며 “이런 문제로 오랫동안 쌓아온 한국과의 우정을 잃고 싶지 않으며 주민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도 문제는 정치적 성격이 짙어 논평하기는 곤란하지만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성적이고 순탄하게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년 전 나가사키현 서울사무소 소장을 지낸 쯔치히로유키(십宏幸·50) 쓰시마지청 지역진흥과장도 “적극적으로 민간교류를 확대해 양 국민사이에 우정이 생기면 정치적인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13년 전 당시 쓰시마 정청(町廳·현 시청) 관광과에서 별정직 공무원을 지낸 재일교포 홍세철(44) 씨는 “상당수 일본인은 독도 문제 자체를 알지도 못할 정도로 무관심하다”며 “독도문제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풀어나가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 일본어과 1학년 염승렬(20) 씨는 “독도 문제에 대해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를 환영하는 쓰시마 주민들의 모습은 충격이었다”며 “시류에 휩쓸려 민간교류까지 포기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신입생들은 최근 대마도에 해외체험 프로그램을 다녀왔다.

쓰시마=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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