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물가' 0.45% 오를듯…한우-생선류 가격 20%이상 급등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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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에 이어 터져 나온 미국발(發) 광우병 파동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국내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려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수입 쇠고기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생선을 취급하는 수산업체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소비자 물가 0.45% 이상 상승 가능성=정육업체들은 광우병 파동이 확산돼 쇠고기 수입이 중단될 경우 한우 쇠고기의 가격은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쇠고기를 대체할 생선류의 가격도 20∼30%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남양우(南陽祐) 물가통계팀장은 “수입 쇠고기 대신 인기가 높아질 한우 쇠고기의 가격이 20% 오른다고 봤을 때 가중치를 넣어 환산하면 전체 소비자물가가 약 0.16% 상승할 것이며 생선류 가격이 25% 오른다면 0.29%의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이렇게 될 경우 전체적으로 0.45%의 소비자물가 상승요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파동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가 한은의 2004년 물가상승률 전망치 2.8%보다 높아져 3%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또 올해 연간 1.1%의 마이너스 성장(추정치)을 했던 민간소비가 회복되는 시기도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광우병 파동이 발생하기 이전에 한은은 내년 민간소비가 3.2%,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쇠고기 대신 생선 같은 대체상품을 찾더라도 소비심리에 미칠 악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며 자영업자들의 영업 활동도 크게 위축시켜 경기회복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내년 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경제가 광우병 파동의 타격을 받을 경우 한국의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경제전문 통신사 다우존스는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 육류업계가 내년에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쇠고기 산업 규모는 연간 1880억달러로 관련 업계 종사자만 140만명이 넘는다.

▽생선주(株) 웃고, 쇠고기주(株) 울고=‘먹을 만한 것은 생선밖에 없다’는 생각이 국내 증시에 확산되면서 ‘수산주’의 상한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증시에서 신라수산 사조산업 한성기업 동원수산 대림수산 오양수산 등은 오전 개장과 함께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아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나흘째 상한가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산주가 기업의 내재적 가치보다 일시적 ‘사건’에 따른 심리적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우증권 김남중 선임연구원은 “수산주는 과거에도 가축의 질병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의 관심이 몰리는 ‘테마주’였다”면서 “그러나 실제 대체수요가 얼마나 생길지 알 수 없는 데다 어느 순간 급락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외식업체 등 수입 쇠고기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은 광우병 파동의 영향을 받아 한때 2.7%까지 떨어졌으나 차츰 낙폭을 줄여 전날보다 0.34% 떨어진 4만3850원에 장을 마쳤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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