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인사와 배경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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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괄사표를 제출한 현대그룹 사장단 8명 가운데 4명이 물러난다.

당초 예상했던 2~3명보다 인사폭이 늘어난 것은 금강고려화학(KCC) 정상영(鄭相永) 명예회장이 현대그룹 인수의 명분으로 내세운 '가신그룹 책임론'을 확실히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玄貞恩) 회장은 26일 "현대아산 김윤규(金潤圭) 사장, 현대엘리베이터 최용묵(崔容默) 사장, 현대증권 김지완(金知完) 사장, 현대상선 노정익(盧政翼) 사장 등 4명을 재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택배 강명구(姜明求) 회장,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김재수(金在洙) 사장, 현대증권 조규욱(曺圭昱) 부회장, 현대상선 장철순(張哲淳) 부회장 등 4명은 물러난다.

퇴진한 사장단 가운데 강명구 회장과 김재수 사장은 그동안 현대그룹의 핵심가신그룹이었기 때문에 일찍부터 경질론이 제기됐으나 나머지 2명은 세대교체론까지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은 26일 낮 여의도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조규욱 부회장에서 김지완 사장으로 변경했다.

김윤규 사장은 핵심 가신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추진중인 대북사업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 고려돼 유임됐다.

현대그룹측은 "현대택배의 후임 대표이사는 조만간 선정할 것이며 그룹 경영전략팀은 역할 재정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내년 경영목표를 △국민기업화 취지 계승 발전 △전문경영인 체제의 책임경영 △소액주주 중시경영 등으로 정했다"며 "필요하면 사회적으로 명망 있고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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