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철승/건국정신으로 ‘큰 정치’ 회복하자

  • 입력 2003년 12월 25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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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의 원동력인 반탁(反託·신탁통치 반대)운동을 승리로 이끈 지 벌써 58년이 됐다. 일제의 질곡에서 벗어나 광복의 기쁨을 채 실감하기도 전인 1945년 12월 28일, 미국 영국 소련 등 연합국에 의해 한반도의 독립과 자주가 아닌 신탁통치라는 청천벽력의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 민족은 즉각 남녀노소, 좌우 없이 신탁통치 반대를 절규했으나 소련의 괴뢰였던 김일성과 박헌영의 공산당은 소련의 지령에 따라 사흘 만에 찬탁(贊託·신탁통치 찬성)으로 표변했다.

이에 김구 선생은 반탁운동을 제2의 독립운동이라고 선언했다. 김구 선생과 한민당의 김성수 선생, 그리고 국내 우익 학생, 청년, 노동단체 등 건국애국 민족진영이 선봉이 돼 3·1운동에 버금가는 반탁운동을 전개했다.

오늘날 소련을 위시한 공산주의가 멸망한 것만 보더라도 신탁통치와 공산주의에 반대하면서 반탁운동이 내세운 ‘자주 독립 민주 통일’의 대한민국 건국이념과 정통성이 세계사 앞에 입증됐음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소련의 강요를 물리친 반탁운동의 승리는 우리의 운명을 유엔으로 인도했다. 유엔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남북한 자유총선거 실시를 결정했으나 김일성과 소련의 반대로 부득이 남한에서만 국민 절대 다수가 참여한 5·10선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수립됐다. 그 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하는 공산당의 2·7지령에 의한 철도파업, 대구폭동, 제주 4·3사건, 여수 순천 사건 등으로 건국 전야에 참혹한 희생과 혼란을 감수해야 했다.

또 스탈린과 김일성은 6·25 남침으로 한반도를 끝까지 적화통일하려 했으나 우리 건국·호국세력, 미군 등 유엔군의 참전으로 신생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돌이켜 보건대 반탁·반공운동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창건될 수도, 오늘의 자유와 번영을 구가할 수도 없었다. 그런 맥락에서 반탁·반공운동의 승리는 당연히 국경일로 기념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출생의 뿌리를 찾듯이 국가의 위정자들은 대한민국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그 근원을 올바로 인식하고 국가의 정통성을 지켜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상황은 어떤가.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하는 탓에 국민통합의 상징인 대통령이 ‘노무현 코드’로 시민혁명을 하라고 외쳐 국민 사이의 분열을 조장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 특히 정치권 모두 정경유착과 불법선거자금, 부패의 편싸움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는 질식 상태에 빠졌다. 필자의 짧은 경험에서 볼 때 오늘날과 같은 상황은 유사 이래 처음이다.

이 모든 위기의 근원은 역대 대통령과 지도자들이 반탁·반공 입국의 건국이념과 정통성을 준수하는 ‘큰 정치’에 실패한 데 연유하며, 정권 놀음에만 치중해 정당과 의회정치로 이어지는 ‘작은 정치’마저 실패한 것에 기인한다.

대한민국의 지식인과 지도자들은 이제라도 선대의 유업을 받들어 58년 전 이 나라의 진정한 자주와 독립을 위해 싸웠던 반탁운동의 건국정신을 후대에 올바로 교육하고, 각 기관에 침투한 반미 친북 좌파 세력을 몰아내는 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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