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도 싫고 실업계도 싫다" 학생들 외면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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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현상이 고등학교 진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경기도 교육청이 경기도 의회 김의호 의원(고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대도시 실업계 고교 지원율은 2001년 이후 매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양시 실업계 고교 입시 경쟁률은 0.87대 1에 불과했고 안양 0.98대 1, 성남 0.99대 1 등을 기록했다.

특히 고양시 고양여종고는 273명 모집에 47명만 지원했고 고양시 일산공고는 390명 정원에 167명이 지원하는 등 학교 운영 자체가 위협받을 수준으로 학생들의 외면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을 채운 경우도 간신히 1대1을 넘는 수준이었다.

수원, 성남, 안양, 부천, 고양 등 인구 80만 이상의 경기 5대 도시 실업계 고교 중 최고 경쟁률은 수원 팔달공고 1.44대 1에 불과했다.

고양여종교의 경우 지난해는 모집정원 245명에 지원자는 169명으로 0.69대 1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오히려 정원이 28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실업계 고교 지원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고양시 실업계 모든 고교의 정원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

반면 인문계 고교 경쟁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5대 도시의 경우 2001년과 지난해까지 1대 1을 넘지 않아 선발고사 미 응시자를 제외하고는 2년 동안 탈락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올해 고교 입시에서는 평균 1.02대 1을 기록해 미진학 학생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고양시는 2년 동안 고등학교가 새로 생기지 않은 채 16개 고교가 그대로 유지된 탓에 올해 8658명 정원에 9081명이 지원, 423명의 탈락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안양시는 311명, 부천은 206명이 탈락하게 돼 기피현상이 번지고 있는 실업계 고교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의호 의원은 "도 교육청이 지역 학생들의 교육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기피하고 있는 실업계 고교 정원은 늘리고 인문계 고교는 증설하지 않아 문제가 더욱 커졌다"며 "장기적으로는 실업계 고교의 특성화 방안을 추진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업계 고교의 인문계 전환을 추진해 탈락자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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