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밀봉 항아리서 사리 나왔다…서옹스님 다비후 4과 나와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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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큰스님들이 잇따라 입적하면서 사리를 남겼다. 사리는 수행력과 무관하다는 것이 불교계의 정설이지만 일반인의 사리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13일 입적한 서옹 스님의 다비 결과 4과(顆)의 사리가 나왔다. 4과는 일견 적은 듯 보이지만 서옹 스님이 주석하던 전남 장성 백양사의 독특한 사리 수습방법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보통 사리는 다비 후 뼈를 모아 곱게 빻을 때 수습하지만 백양사는 별도의 방식을 쓴다.

우선 연화대(蓮花臺) 밑을 1m 깊이로 판 뒤 물을 3분의 2가량 담은 항아리를 넣는다. 항아리 입구를 한지로 막고 다시 뚜껑을 덮는다. 이어 뚜껑 위에 기와 2장을 놓고 다시 3cm 두께로 황토를 덮는다. 황토 위에 10cm 두께의 큰 돌을 올려놓고 다시 20cm 두께로 황토를 깐다. 이 위에 가로 세로 방향으로 기와를 서로 겹쳐 놓는다.

결국 항아리는 한지, 뚜껑, 기와, 황토, 돌로 완전 밀봉되는 셈. 이렇게 다비를 한 뒤 항아리를 개봉하면 그 속에 사리가 들어있다는 것.

백양사 총무국장 진우 스님은 “서옹 스님의 스승인 만암 스님이 1957년 입적했을 때도 똑같은 방식으로 8과의 사리를 얻었다”며 “과학적 근거는 모르겠지만 사리가 물을 찾아간다고 추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전남 곡성 성륜사 청화 스님의 경우 1000여과가 넘는 사리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월하 스님이 주석했던 경남 양산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어서 사리를 수습만 하고 공개는 하지 않을 예정. 한 관계자는 “월하 스님은 100과 정도의 사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은 200여과의 사리를 남겼으며, 태고종 종정을 지낸 덕암 스님의 경우 200과 이상 수습됐다. 3월에 입적한 서암 스님 다비식 후에는 따로 사리 수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교계에서는 경허 스님과 같은 고승도 사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사리를 신격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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