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나는 이라크 국민이 선택한 통치자"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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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근황과 체포 당시 일화에 대한 새로운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후세인은 지친 모습이 역력하지만 여전히 이라크 국민이 선택한 지도자라고 자처하며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그를 면담한 사람들이 21일 밝혔다.

체포 직후에 후세인을 만났던 아흐메드 찰라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은 CNN과의 회견에서 "후세인은 악에 완전히 소진된 채 앉아있었다"며 "나의 주된 느낌은 그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아파크 알 루바이 과도통치위 위원도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후세인은 매우 거만하고 뉘우침이 없었으며 이라크 국민들에게 저지른 죄에 대해 가책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후세인이 희망을 잃은 듯이 보였으나 이라크 국민들이 자신을 통치자로 선출했다고 계속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CBS는 후세인이 파자마와 스키 점퍼 차림으로 감방에 수감돼 있으며 감방 벽면은 미군에게 사살된 두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를 비롯해 현재까지 죽거나 잡힌 자신의 측근 38명의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사진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체포 당시 후세인이 수갑을 채우는 미군에 침을 뱉었다가 주먹으로 얻어맞았다고 타임이 미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그러나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소문이 무성한 후세인 일가족이 해외에 숨겨둔 재산이 4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유나뎀 케나 위원이 21일 말했다. 그는 91년 걸프전 이후 해외에서 동결된 이라크 자산이 후세인의 은닉재산을 포함해 수백억 달러로 추산된다며 이라크가 총선을 거쳐 국회를 구성하고 나면 이들 동결자산의 반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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