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조폭들 심상찮다…잇단 이권다툼-혈투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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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조직폭력배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대구의 ‘주먹조직’들이 이권 등을 놓고 암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조직 행동대원끼리 패싸움을 하는 등 이상징후가 나타나 검찰과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경에 따르면 대구에는 현재 15개파 350여명의 관리대상 조직폭력배와 130여명의 활동예상 폭력배들이 있다.

검경은 이 가운데 최근 급격하게 세력 확산을 시도하고 있는 1∼2개 조직에 대해 전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사태=박모씨(28) 등 동성로파 소속 행동대원 7명은 지난달 12일 오전 5시경 조직원이 운영하는 수성구 B나이트클럽에서 활동 무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동구연합파 소속 행동대원 이모씨(30) 등 2명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폭행했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동구연합 이씨 등 2명은 자신들이 정기적으로 받아온 출장 마사지 업소 보호비를 동성로파 조직원들이 차단한 데 대해 앙심을 품고 B나이트클럽에 들어가 테이블을 뒤집는 등 난동을 부렸다.

박씨는 이씨 등이 행패를 부린다는 소식을 듣고 같은 폭력조직원 6명과 함께 야구방망이 등 흉기를 들고 현장으로 달려가 패싸움을 벌였다는 것.

대구지검 강력부는 지난 16일 동성로파 박씨와 동구연합파 이씨 등 3명을 폭력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동성로파 행동대원 6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유흥업소와 출장마사지영업권 보호 등 이권을 둘러싸고 두 조직이 세력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역의 일부 폭력 조직의 경우 최근 상대 조직이 운영하는 유흥업소에 오물을 뿌리는가 하면 유혈 충돌사태에 대비, 조직원들을 합숙시키는 등 ‘특이 동향’을 보이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말했다.

▽조직간 이권 다툼=대구지검 강력부는 이달 초 윤락녀 17명과 경리사원, 전화상담원 등을 고용해 기업형태로 윤락행위를 해 온 H출장마사지 업주 권모씨(44·여) 등을 구속하고 또 다른 업주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업소는 폭력배를 종업원으로 고용한 것처럼 꾸며놓고 매일 업소당 30만원씩을 상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폭력조직의 자금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출장 마사지 업소 보호비를 놓고 조직끼리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역 13개 출장마사지 업소가 대부분 조직폭력배들에게 정기적으로 ‘보호비’명목으로 돈을 상납해 온 사실을 확인,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지역 폭력 조직과 서울 부산 등 외부 조폭 세력과의 연계설이 나돌고 있는 사실에 주목, 최근 대구 시내에서 문을 연 모 나이트클럽에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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