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문경시에 따르면 지난달 책바위 뒤편 돌무더기 위에 화강암으로 된 높이 1.6m, 폭 0.5m 크기의 입석을 세운 뒤 주변에 대나무를 심고 등산로를 보수하는 등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벌였다.
정비사업 이후 문경새재도립공원을 찾는 관광객들 가운데 수험생 부모 등 하루평균 300명 정도가 책을 펼친 것 같은 모양을 해 책바위로 불리는 이 곳을 방문해 자녀의 대학합격 등을 기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책바위 주변을 정비하고 조선 후기 민간신앙에서 소원을 비는 대상으로 활용됐던 입석을 돌무더기 위에 세운 뒤 이 곳을 찾는 관광객 등이 20∼30%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문경새재 제2관문에서 동화원을 지나 제3관문 아래쪽에 위치한 책바위와 돌무더기에는 장원급제와 관련된 전설이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전설에 따르면 옛날 문경새재 인근에 살던 큰 부자가 어렵게 아들을 얻었으나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허약해 도인에게 물은 결과 “집을 둘러싼 돌담이 아들의 기운을 누르고 있으니 담을 헐어 책바위 뒤에 쌓아놓고 정성을 들여 기도하라”는 말을 들었다.
이 부자는 도인의 말대로 3년에 걸쳐 아들에게 담장의 돌을 하나씩 책바위 뒤로 옮기게 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아들은 몸이 튼튼해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돼 장원급제를 하고 출세해 가문을 일으켰다는 것. 최근 수험생 아들의 대학합격을 기원하기 위해 이 곳을 찾은 정모씨(45·여·문경시 가은읍)는 “주위가 잘 정비된 데다 책바위와 돌무더기, 입석 등이 조화를 이뤄 종전보다 분위기가 한결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문경=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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