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제 이레사 증세개선 효과”

  • 입력 2003년 12월 15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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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폐암환자에게 투여돼 사망 논란을 빚었던 말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이레사’가 폐암 환자의 증세를 개선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박근칠(朴根七) 교수팀이 2001년 12월부터 국내 말기 폐암환자 111명에게 이레사를 투여한 뒤 1년반 동안 추적한 결과 1년 생존율은 44.4%로 기존 항암제의 1년 생존율인 30∼35%보다 높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조사 결과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됐다.

폐암은 세포의 크기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이레사는 전체 폐암의 70∼80% 정도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기존의 항암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투여된다.

이번 조사결과 종양의 크기가 50% 이하로 줄어든 경우가 26%(29명), 진행이 정지된 경우가 14%(16명)로 총 40%(45명)가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36%의 경우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세가 개선됐다는 것.

박 교수는 “기존 항암제 치료로 실패한 말기 폐암환자들이 이레사로 병을 완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증세를 호전시키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일본에서처럼 약 투여 후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측은 “이레사는 이르면 내년 초엔 보험약가가 결정될 것”이라며 “보험약가는 1정당 6만∼7만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레사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으나 보험약가가 정해지지 않아 환자들이 약을 사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1년 12월부터 올해 6월 4일까지 말기 비소세포폐암환자 961명에게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약을 투여하는 동정적 사용 승인 프로그램(EAP)에 따라 이레사를 무료로 투여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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