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盧, 이방원 된다더니…" 高총리에 쓴소리

  • 입력 2003년 12월 9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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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盧, 이방원이 되겠다더니 측근 처리를 왜 안하나"

조순형 대표, 고건 총리에 "대통령에 전해달라" 쓴소리

"총리를 2번이나 하셨으니 자리에 연연하실 분도 아니고 대통령께 소신 있게 얘기해 달라."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9일 오전 취임을 축하해주러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한 고건(高建) 국무총리에게 국정에 관한 '쓴소리'를 줄줄이 내놓으며 "노 대통령에게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대표=우리는 사안별로 국정에 적극 협조하려고 한다. 노 대통령을 탄생시켰으니 어떡하나. 타당과는 다른 입장이다. 그런데 내가 며칠전 전주에 가서 국정쇄신 4개 항을 요구했는데 노 대통령이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별 반응도 없다.

▽고 총리=유념하고 계실 것이다. 오늘 (노 대통령을) 오찬에 모시는데 전해드리겠다.

▽조 대표=국정을 쇄신하겠다더니 최근 보도를 보니 3,4명의 소폭 개각이라고 한다. 내각 구성은 총리에게 달린 일 아니냐. 전폭적인 쇄신을 요청해 달라. 특히 청와대 보좌진은 큰 문제다. 국정 경험이 없는 노 대통령 가신출신들 뿐이다. 미국 방문 때 대통령 전화를 받지도 않고, 현충일에 대통령이 일본 방문을 하게 하고….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에 기대면 안 된다. (청와대는) 90만명의 국가공무원 중 엘리트로 채워야 한다.

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내가 딱 한번 독대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지지율이 50%를 넘자 자신만만했다. 그 때 공정한 인사를 어떻게 할지 걱정하기에 "측근 가신들을 절대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주변 인사를 잘 해야 큰 인사를 잘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대통령이 태종 이방원이 되겠다고 했다는데 이방원은 개국공신들이 어린 왕을 흔들까봐 전부 사약을 내리거나 유배를 보냈다. 이를 통해 세종 때 태평성대가 왔다. 태종처럼 정치개혁 역할을 하겠다면 측근 처리를 왜 안했느냐.

강금실(康錦實) 법무부장관은 '내가 군인이냐'며 펄쩍 뛰는데도 장관징발설이 나온다. 열린우리당은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그러는 모양인데 그러면 안 된다. 지지율은 열심히 하면 올라가는 것이지, 청와대가 총선출마 경력관리소인가. 하여튼 우리당이 공천해 당선시킨 대통령인만큼 책임지려고 노력하겠다.

▽고 총리=(멋적게 웃으며)가끔 쓴소리 말고 단소리도 좀 해 달라.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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