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황재성/'유비쿼터스 도시' 멀지 않았다

  • 입력 2003년 12월 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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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나서는 주인공이 휴대전화를 조작하자 거실의 오디오가 켜지고 앞 베란다창에 드리워져 있던 블라인드가 걷힌다. 또 세탁기 전기오븐 등이 가동되고 불이 환하게 켜진다.

아파트 TV광고의 내용이다. 홈네트워크라는 게 갖춰지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실제로 이런 운영시스템을 갖춘 아파트가 지어졌다. 이 건축업체는 앞으로 분양할 아파트에 모두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던 일들이 이제 현실이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금 더 지나면 도시 전체에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이른바 ‘유비쿼터스 도시’라 불리는 곳이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터 환경’을 의미한다. 도시 곳곳에 통신중계기를 설치해 도시 전체를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처럼 관리 운영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유비쿼터스가 도시 전체에 적용되면 달리는 차안에서 집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거실에 앉아 도시 전체의 교통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 3개 민간기업과 정부투자기관 등이 서울 외곽에 들어설 2, 3곳의 신도시에 유비쿼터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물밑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동산가치를 평가할 때 도심 근접성에 대한 가치의 비중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재는 도심을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할수록 좋은 아파트이고 집값도 비싸다.

하지만 이런 아파트나 도시 형태가 일반화되면 굳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더라도 업무를 보거나 수업을 받는 등 일처리가 가능해져 도심에 얼마나 가까운가가 전보다 덜 중요해질 것이라고 한다. 오히려 자연(自然)에 대한 욕구가 커져 숲이나 산이 가까운 전원주택 등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라면 멀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이 같은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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