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상식-통념을 뒤집는 유쾌한 ‘지적 반역’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7시 22분


코멘트
영문학자인 김우창 교수는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습니다.

소실점과 원근법의 발견으로 마침내 풍경의 객관적 묘사가 가능해졌다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의심 없이 달달 외어 왔는데, 그는 “한국의 산수화도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 것이니 사실적이기는 매한가지다. 다만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자연을 그린 것이어서 현실감이 없을 뿐”이라고 상식으로 가득 찬 머리를 땅 내려칩니다. 상식과 통념에 대한 반역적 질문이 새로운 사유를 낳습니다.

‘풍경과 마음’(B1)을 쓴 이 원로 인문학자는 “풍경화 하나에 한 시대의 서사가 담겨 있다”라고 말합니다.

선거에서 질 것밖에 없는 조건을 갖고서도 이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 1월 1일 취임한 그가 얼마나 순항할지는 알 수 없지만 ‘브라질의 선택 룰라’(B2)에서 리더로서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읽으면 미더운 구석이 있습니다. ‘정공법을 택했으나 절대 대화와 타협의 끈을 놓지 않았다. 파업에서의 폭력행위를 금지했으며 사주(社主)와 한번 합의한 내용은 노조원들이 반발해도 반드시 지켜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일이나 나라와 사회를 위한 개인의 숭고한 희생조차 진화의 산물일까요. 진화심리학 옹호론자가 쓴 ‘도덕적 동물’(B3) 역시 도덕과 철학의 기초를 되묻는 간단치 않은 질문을 던집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