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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150일 경제정책 성적표]“제대로 된 정책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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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150일 경제정책 성적표]“제대로 된 정책 없어”

입력 2003-07-31 18:49수정 2009-10-0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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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범 150일을 넘긴 노무현(盧武鉉)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경제전문가를 찾기는 어렵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올 2·4분기(4∼6월) 경제성장률 1.9%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보여주듯 경기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얼어붙었다. 기업의 투자심리와 가계의 소비심리도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평가는 본보가 이번에 학계,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소, 산업·금융계 등 각계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운용에 대한 종합평가에서 ‘매우 잘했다’ 또는 ‘대체로 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응답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노무현 정부의 경제성적표는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리더십 부재(不在)에 따른 정책 혼선=지난해 말부터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던 국내 경기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하강 속도가 더 빨라졌다. 올 2·4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 1.9%는 외환위기 이후 분기별 성장률로는 가장 낮은 수치다. 낮은 성장률은 실업으로 이어져 학교를 졸업한 청년층은 일자리를 못 구해 아우성이다.

설문 응답자들의 지적에서 나왔듯이 상반기 경제정책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전문성 부족과 리더십 부재에 따른 정책혼선이었다.

대표적인 기업정책 가운데 하나인 출자총액제한제도 예외규정 축소 여부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넘도록 경제부처 사이에서조차 의견통일이 안 되고 있다.

‘경제팀 수장(首長) 부처’인 재정경제부는 예외규정을 줄여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기업정책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출자총액제도와 기업투자는 무관하다며 강력히 반대한다.

최근까지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법인세율 인하 문제도 마찬가지다. 기업 관계자들은 정부가 법인세율을 내릴 것인지, 또 만약 인하할 의사가 있으면 언제쯤 내릴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정의실천연합은 31일 내놓은 성명에서 “한국 경제가 계속해서 악화되는 것은 대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정책의 일관성 부재가 기업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反)기업 정서의 ‘그늘’=많은 기업인들은 현 정부 핵심인사 사이에 반기업 정서가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우려가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본보 설문조사에서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잘못한 것으로 ‘기업투자 위축’ ‘정책 불투명’ ‘특정집단 우선정책’ 등 표현은 다양했지만 비슷한 뉘앙스의 답변이 많았다.

반면 노무현 정부가 잘한 경제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동산과열 진정 외에는 이렇다 할 답변이 눈에 띄지 않았다. 복수로 3개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거의 모든 응답자가 3개를 채우지 못했으며 대학교수나 기업인 가운데는 아예 ‘없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타개책은 없나=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의 늪’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 정부가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말고 시장논리를 존중하라는 주문이 많다.

연세대 정창영 교수(경제학)는 “경제만큼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규제 완화 등 기업의 활동을 막는 제도를 개선하는 게 정부로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노 대통령이 우리 경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현실을 중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 변화로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의 말이 자주 바뀌면서 신뢰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 대통령의 기업친화적 발언이 나온 뒤에도 바로 청와대나 경제부처에서 다른 소리가 나와 ‘기업 하려는 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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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기자 kkh@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설문에 응해주신 분(가나다순)▼

● 학계

△곽태원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종석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윤원배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전용덕 대구대 경제학부 교수

△정광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정창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소

△김극수 무역연구소 동향분석팀장

△박형수 조세연구원 동향분석 팀장

△정한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

● 산업계 금융계 노동계

△권성철 한국투자신탁 사장

△김태연 민주노총 정책실장

△박남희 클라란스코리아 사장

△박정래 한국후지제록스 이사

△박창인 스와치그룹코리아 사장

△배홍규 삼성SDI 상무

△신종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

△심희원 하나은행 부행장보

△우무현 LG건설 상무

△이상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업조사처장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상무

△정회동 LG투자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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