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달러' 어떻게…"노사관계 안정이 첫째 조건"

  • 입력 2003년 7월 31일 17시 39분


코멘트
독일은 경쟁력 없는 산업은 과감히 포기하는 해외투자 전략을 통해 1990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했다.

하이테크형 고부가가치 산업은 국내생산을 원칙으로 엄격한 품질관리에 나서는 반면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산업은 미련 없이 동유럽 남미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겨 시들어가는 기업을 살리는 전략이다.

벨기에가 1979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 후 91년 2만달러에 진입하는 데는 임금억제가 중요한 기여를 했다.

주요 국가들의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소득 달성 기간
국가달성 기간
(년)
연평균 성장률
(%)
미국 103.2
일본63.5
싱가포르58.6
홍콩65.5
이탈리아5(최단)9.9
호주16(최장)3.6
평균9.53.6
평균 기간 및 성장률은 19개 조사대상국 전체의 평균치임. 자료:KOTRA

노사협의회가 인플레와 기업경쟁력 악화를 막기 위해 10여년 동안 임금상승폭을 물가상승률 범위 내에서 한정하기로 합의한 덕분이다.

KOTRA가 31일 발표한 ‘주요국 2만달러 달성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만달러 고지에 오른 19개 선진국들은 △노사관계 안정 △틈새시장 개척 △지식집약형 선도산업 육성 △외국인투자유치 △공격적 해외투자 △국민공감대 기반 사회 의식구조 변화 △기업육성정책 강화 등 7대 공통점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조건은 노사정협의회 활성화, 노동유연성 확대, 임금상승 억제, 사회복지 강화 등을 뼈대로 하는 노사관계 안정이 꼽혔다.

조사 대상 19개국 중 아일랜드, 핀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오스트리아, 일본 등 7개국에서 노사화합이 2만달러 달성의 핵심 조건으로 지적됐다.

틈새시장 개척에 가장 뛰어난 국가로는 86년 2만달러를 달성한 스위스가 꼽혔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가 틈새시장 성공 사례로 자주 인용하는 스위스는 80년대 일본산 카메라가 득세하자 고급측량 기기와 같은 틈새시장을 개척했으며 곧이어 일본산 시계의 공세에 맞서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스워치 브랜드로 경쟁력을 회복했다. 스위스는 총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외국인 노동력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면서 사회 의식구조 변화에도 앞서는 국가로 꼽혔다.

싱가포르와 핀란드는 지식집약형 선도산업 육성에 앞서는 국가로 꼽혔다. 특히 싱가포르는 전자, 석유화학, 엔지니어링 등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산업집단의 일괄적인 발전을 꾀하는 ‘집적화(클러스터)’ 개발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94년 2만달러 달성을 이루었다.

이 밖에도 벨기에 영국 아일랜드는 외국인투자유치 부분에서, 독일 스웨덴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기업육성 전략에서 앞서는 국가로 평가됐다.

조사대상 국가들은 1만달러에서 2만달러 고지에 오르는 데 평균 9.5년이 걸렸으며 해당 기간에 연평균 3.6%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