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증환자 30만명 달해…건보서 2조2800억 지급

  • 입력 2003년 7월 28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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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연간 총진료비(본인 일부 부담금 포함)가 500만원 이상인 고액 중증환자 약 30만명에게 건강보험공단측이 2조2800여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증환자들 자신이 직접 내야 하는 비(非)급여 비용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내주는 총진료비와 거의 비슷해 환자들의 부담을 낮추는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보험료 지출내용을 분석한 결과 연간 진료비가 500만원 이상인 중증환자 29만9559명의 총진료비는 2조9805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2조2812억원(77%)을 보험 재정에서 지급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간 진료비가 1억원 이상인 환자 42명을 포함해 5000만원 이상인 중증환자는 727명으로 집계됐다.

진료비가 500만∼1000만원인 중증환자가 20만4240명으로 68.2%를 차지했고 △1000만∼2000만원 7만3643명 △2000만∼3000만원 1만7527명 △3000만∼4000만원 2601명 △4000만∼5000만원 821명 △5000만∼1억원 685명 등의 분포를 보였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가장 많은 진료비를 지급한 환자는 유전자 이상으로 간과 비장 등 장기에 지방이 쌓여 비대해지는 ‘고셔병’을 앓는 전남 광양의 전모씨(33)로 총진료비 3억8340여만원 중 3억672여만원을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했다.

건강보험 관계자는 “전씨는 본인 일부부담금 7660여만원 외에 비급여 비용으로 총진료비의 10∼20% 정도를 썼을 것”이라며 그러나 “평균적으로 치료비는 건강보험공단이 절반을, 환자가 나머지 절반을 내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증환자의 질환은 만성신부전이 1만90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위암 1만2000여명 △무릎관절증 1만여명 △폐암 9900여명 △간암 9400여명 △뇌경색증 9000여명 △협심증 7700여명 △급성심근경색증 7200여명 △정신분열증 7000여명 △뇌출혈 6400여명 등이었다.

건강보험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본인부담상한제’를 도입하면 중증환자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 것”이라며 “본인부담상한제는 기간을 1년으로 하고 개인이 아니라 가구 단위로 적용해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총진료비가 2억5500여만원과 2억3600여만원이 각각 나온 고셔병 환자 2명은 한살 터울의 형제로 이들의 본인부담금 합계는 9800여만원(5123만원과 4741만원)이었다. 비급여 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가족의 부담은 1억원을 훨씬 넘었을 것이라고 건강보험공단측은 설명했다.

건강보험공단은 또 감기에만 1조9000여억원이 지급되는 등 증세가 약한 외래환자에게 보험재정 중 73%(9조8000여억원)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증환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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