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가 ‘反與통합’ 급물살…민주당, 자유당 흡수 성공

  • 입력 2003년 7월 2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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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제1야당인 민주당이 보수층에 일정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자유당과 9월 말까지 합당키로 합의함에 따라 올 11월경 실시되는 총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진보성향의 유권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민당과의 합당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어서 정권 교체를 겨냥한 일본 야권의 통합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자유당은 24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간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대표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자유당 대표가 합의한 합당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현재의 당명과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유당을 흡수 통합하며 의석 수는 중의원 136석, 참의원 66석으로 늘어난다.

민주당은 이번 합당으로 명실상부한 ‘대표 야당’의 위상을 굳혀 집권 자민당의 개혁 실패와 당내 파벌간 다툼에 식상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잇단 악재로 곤경에 처해 있는 사민당과의 합당을 추진 중인 것도 지지층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한 간부는 “오른쪽으로만 가지 않고 왼쪽으로도 손을 내미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당 총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인기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에 대한 비판 여론과 도로공단 민영화 등 개혁 부진이 겹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 하지만 민주당이 정책면에서 자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고 있어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 정부와 여권은 9월 20일 자민당 총재선거에 이어 10월 중순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 하순경 총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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