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프로게이머’더러 ‘게임중독자’라고?

  • 입력 2003년 7월 23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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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 마니아들이 KBS 1TV의 생방송 프로그램 ‘아침마당’을 대대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상벽과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아침마당’은 21일 ‘게임중독’에 대해 진단한다며 게임 마니아 가수 채리나와 억대 연봉의 간판급 프로게이머 임요환을 게스트로 출연시켰다.

문제는 제작진이 프로게이머 임요환에게 '사이버 머니를 1억 쯤 갖고 있지 않느냐’ ‘플레이어 킬링(PK)을 하면 현실에서도 상대를 죽이고 싶으냐’ ‘게임과 현실을 착각하지는 않느냐’ 등 프로게이머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던지며 그를 게임 중독자로 몰아간데서 비롯됐다.

방송이 나간후로 ‘아침마당’ 게시판은 최소 1000개가 넘는 항의 글로 넘쳐났다.

특히 23일 모 스포츠지에서 “담당 PD가 임요환측에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미안하게 됐다. 네티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려달라’고 부탁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게임 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게임 마니아들은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침 프로에서 프로게이머를 게임 중독자로 몰아 지탄받게 했다” “파렴치한 KBS는 임선수에게 사과하라” “세계최고 게임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작가는 게임에 대해 공부부터 하고 대본을 써라”는 등 분노를 쏟아냈다.

한편 ‘아침마당’의 김정희 PD는 “미리 대본을 넘겼기 때문에 임요환씨는 질문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방송 후에도 기분 나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며 “네티즌을 진정시키기 위해 게시판에 글을 써달라는 말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PD는 모 스포츠지가 허위 내용을 보도하여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해당 기자와 신문사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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