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현장에서]"정기예금 못들겠다"

  • 입력 2003년 7월 14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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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기침체로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국내금리는 정기예금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금리에 이른 지 오래다. 올 하반기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금리의 추가인하가 예상된다.

은행 창구에서 만난 고객들은 “정기예금은 못 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물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는 보수안정형의 일부 투자자들은 “4%대 이자라도 받으니까”라며 정기예금을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고 있다.

안정성과 투자수익률을 동시에 원하는 투자자들은 이리 저리 다리품을 팔아 원리금 5000만원씩 가족명의로 상호저축은행에 분산 예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비율이 급증하고 하반기 중 서너 개의 상호저축은행이 구조조정 될 것이란 얘기에 불안하다.

땅이 좁은 우리나라에서 재테크는 부동산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많다. 이들도 요즘 정부의 투기억제에 따른 분양권 전매금지와 은행대출비율 축소로 부동산에의 투자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보유 중인 다가구주택은 경기침체에 따른 공실발생과 월세 연체로 정기예금보다 조금 나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와 건물보수비, 임대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부동산을 통한 수익률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속·증여세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도입방안을 올 정기국회에 상정하는 안을 제시했었다. 완전포괄주의는 14개 유형을 미리 정해놓고 과세하는 유형별 포괄주의와 달리 세법에 명백한 과세 규정이 없더라도 사실상 상속이나 증여로 볼 수 있는 모든 거래에 대해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이 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부유층들은 현금을 금융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금융자산은 과표가 100% 잡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SK글로벌과 카드채 유동성문제로 혼란을 거듭하다가 최근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럴 때 값이 폭락한 우량 기업어음(CP)에 투자할 것인가? 주식시장에 참여할 것인가? 돈을 어디에 굴릴 것인가? 솔직히 해답은 아무도 모른다.다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주가 지수형 정기예금이나 지수연계 수익증권, 주식형 수익증권(개방형)에 간접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지만 투자자가 판단할 일이다.

임규진 경제부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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