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식투자 규제 조만간 철폐…외국인, 한국투자 줄일듯

  • 입력 2003년 7월 10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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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외국인 주식투자에 대한 규제 철폐로 한국이 적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금을 빼앗길 것으로 우려된다.

대만증권선물위원회는 7일 ‘외국인 기관투자가 자격제도’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30억달러의 투자금액 상한선 폐지 △최소 2년의 지속투자 의무 기간 규정 폐지 △자격 획득에 필요한 최소 자산규모 요건 폐지 △자격 신청 절차 간소화 등이다. 이 같은 제도 개선책은 조만간 실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한동욱 연구위원은 “내용상 1998년 5월 한국 정부의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전면폐지 조치에 맞먹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신흥시장 가운데 산업 구조가 가장 비슷한 한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증시에 투자할 때 주로 참고하는 모건스탠리 국가별 지수에 포함되는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대만이 한국보다 14% 많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투자 관련 규제에 따라 모건스탠리신흥시장지수에서 대만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의 66%에 불과하다.

이번 조치로 이 같은 할인 요인이 사라져 대만에 대한 투자비중은 증가하고 다른 신흥시장, 특히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은 줄어들 전망이다.한 연구위원은 “올 들어 대만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한국 증시보다 컸던 것은 대만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것 이외에 이 같은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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