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03년 7월 6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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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등 금속사업장의 부분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병원노조가 11일부터 파업을 강행할 예정이고 화물연대 문제도 아직 불씨가 남아 이번 주가 노동계 ‘하투’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 파업 계속=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4일 제시한 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7∼9일 주 야간조 3시간 부분파업과 잔업 거부를 계속하기로 했다.

노조는 “임금을 제외한 단협안과 정비직 자동승급, 정리해고자 명예회복, 근속수당 신설 등 노조의 별도요구에 대해 사측이 답변을 제시했으나 전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7일 자체 점검회의를 열어 사측의 안을 검토한 뒤 8일경 다시 교섭에 나서기로 해 이견을 좁힐 수 있는 여지는 남겨뒀다.

가장 큰 쟁점인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노조는 주40시간 근무, 토 일요일 유급휴무를 요구한 반면 사측은 현행 주42시간을 유지하되 토요일은 격주로 휴무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동계와 재계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는 현대차 파업은 정부와 정치권이 7월 임시국회에서 근로시간을 주4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휴가 휴무일수를 조정하는 내용의 주5일 근무제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격렬해질 가능성도 있다.

▽의료대란 오나=보건의료노조는 지난달 25일 쟁의조정을 신청한 경기 수원, 포천 등 지방자치단체 산하 26개 의료원을 필두로 11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6일에는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대학병원 11곳이 파업을 벌인다. 또 울산 동강병원 등 4곳이 추가로 쟁의조정을 신청해 파업 참여가 예상되는 병원은 모두 41개(1만7000여명)로 늘어났다.

올해 병원노조의 핵심 주장은 지방공사 의료원의 관리부처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난해 약속한 산별 중앙교섭에 병원측이 성실하게 임하라는 것이다.

또 정부에 대해서는 쟁의에 대한 직권중재를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병원이 필수공익사업장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혀 마찰이 예상된다.

▽화물연대는 일단 멈춤=화물연대의 상급단체인 전국운송하역노조는 “4, 5일 화주 및 운송업체와의 회의에서 이들이 운임인상 협상에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해 운송거부 찬반투표 실시를 유보했다”고 6일 밝혔다.

화물연대는 당초 5일까지 운임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 6일부터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이달 중순 이후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화주와 운송업체의 운임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17일 대의원대회에서 앞으로의 행동방향을 다시 결정키로 했다.

또 중앙교섭에 난색을 표시한 시멘트 생산 및 운송업체에 대해서는 8일까지 입장변화가 없으면 업체별로 수송을 거부하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7일 부산 등 전국 7곳에서 ‘화물노동자 생존권 쟁취 투쟁 결의대회’도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노동계 하투 남은 일정 및 쟁점
노조일정노조 요구
현대자동차7∼9일 3시간 부분파업(10일 이후 일정은 다시 결정)·임금 11% 인상·주40시간 근무(토 일요일 유급휴무)·비정규직 차별 철폐(단체협약을 비정규직 에도 적용, 2년 이상 근무 때 정규직 전환 등)·해외투자 시 노조와 합의
화물연대6일 운송거부투표 유보, 단 시멘트 부문은 9일 이후 재결정·산별 중앙교섭·운송료 인상, 조합활동 보장, 편의시설 제공
병원11일 지방공사 의료원 파업16일 대학병원 파업·의료 공공성 강화(지방공사 의료원 관리부 처 보건복지부로 이관, 공공병원 확충)·산별 중앙교섭 약속 성실 이행·병원노조 쟁의에 대한 직권중재 철폐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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