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 이라크 核부품설계도 웹 게재 "기밀유출" 삭제 소동

  • 입력 2003년 7월 2일 18시 56분


코멘트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자체 웹 사이트에 이라크에서 찾아낸 핵개발 관련 장비 사진들을 올렸다가 부랴부랴 삭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CIA는 6월 26일 이라크 핵 과학자의 집 장미덤불 속에서 찾아낸 핵 원심분리기 부품 및 설계도 사진 6장을 설명 자료와 함께 게재했다. 그러면서 CIA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이렇게 덤불 속을 뒤져야 하는 지난(至難)한 작업”이라며 은근히 자랑했다.

그러나 CIA는 6월 27일 오후 관련 설명 자료는 남겨 놓은 채 사진들을 모두 삭제해 버렸다.

CIA 대변인은 “행정부 내 일부 부처에서 우려를 전달해 와서”라고만 설명했다. 주변에서는 CIA가 실적 홍보에 신경 쓰느라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증식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 설계도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직 국제원자력기구(IAEA) 무기사찰단원인 국제안보과학연구소 데이비드 올바이르트 소장은 “그 사진들은 북한 이란 등 핵개발을 추진 중인 나라들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유용한 자료들”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달 26일 웹사이트에 게시했던 사진 중 하나인 이라크에서 찾아낸 원심분리기 부품 설계도.-AP 연합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