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15% 주거비용 감당못해”

  • 입력 2003년 7월 2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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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재학생의 15%가 주거비를 내지 못하는 ‘주거 빈곤’ 상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복지연대 장경석(張慶錫) 연구원 등은 보고서 ‘대학생 주거비 부담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통해 4월 20∼30일 서울대 재학생 77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유효집단 641명 중 95명(14.8%)이 주거 빈곤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열린 ‘대학생 주거복지와 정책과제에 관한 워크숍’에서 발표됐다.

주거 빈곤은 학생의 전체 소득 가운데 식비와 교통비 세탁비 학비 등 필수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월세 하숙비 등 주거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을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 빈곤 학생의 18.7%는 침실면적이 대한주택공사의 주거복지유도기준(2.48평)보다 좁은 공간에서 살고 있었다. 특히 6.6%는 건설교통부의 최저주거기준(1.12평)에도 못 미치는 곳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정별로는 학사 1학년보다 씀씀이가 커지는 2∼4학년 때 주거 빈곤에 빠지는 학생이 많았다. 또 주거 빈곤 학생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관악구 신림9동 ‘녹두거리’ 일대 하숙촌(60%)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월평균 소득은 57만2000원(용돈과 과외수입 포함)이었으며 이 가운데 자취와 하숙 등에 들어가는 주거비는 평균 20만원(35%)이었다.

거주 유형별로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40.6% △보증 조건 월세 29.3% △기숙사 11.9% △전세 9.9% △순수 월세 4.3% △하숙 3.5% △고시원 0.5% 순이었다.

장 연구원은 “최근 집값 급등으로 주거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대학가에 비싼 원룸이 속속 등장하면서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대학이 늘어나는 학생만큼 기숙사를 증축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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