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엑스포공원 삼바 공연 젖가슴 노출 수위싸고 논란

  • 입력 2003년 7월 2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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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야외 삼바공연을 앞두고 노출의 허용 범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야외 삼바공연은 4일부터 9월 14일까지 73일간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릴 ‘리우 삼바 페스티벌’. 이번 공연에는 브라질의 삼바 공연팀 ‘아쿠아렐라 브라질레이나’가 매일 두 차례씩 정열의 삼바를 선보일 예정이다.

4분의 2박자 리듬으로 브라질 흑인계 주민들의 춤인 삼바 공연자의 노출 문제가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은 지난달 하순. 삼바공연 녹화테이프를 보던 과학공원 축제이벤트 팀원들 중 일부가 “댄서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는 등 노출이 심한 삼바를 야외에서 공연하면 되겠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과학공원 일부 간부 사이에서는 “공연 대상이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는 점을 감안해 브래지어가 있는 옷으로 완전 노출을 가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동안 국내에서 삼바가 공연되긴 했으나 실내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다른 팀원들은 “삼바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 예술”이라며 “가슴을 가리는 등의 변형을 꾀한다면 ‘문화의 원형 훼손’일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를 잃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브래지어 무용복 착용 주장에 대해서도 “삼바는 육체의 흔들림에서 에너지를 만끽하는 무용이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공원측은 심한 노출은 곤란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지난달 30일 브라질의 삼바 무용단측에 e메일을 보내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무용단측은 일본 고베 지진 재건 공연 때 입었던 비교적 노출이 심하지 않은 삼바 무용복을 준비하겠다고 전해왔다.

과학공원 이강로(李剛魯) 사장은 “현재 수영복 수준의 노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며 “3일로 예정된 삼바 무용단의 리허설을 보고 노출 허용 정도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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