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1일 국제면인 3면을 대부분 할애한 남북한 관련 특집 중 '서울 거리가 노 대통령에게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는 제목의 별도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르피가로는 이 특집에서 북한 핵과 난민 문제, 사면초가에 몰린 노 대통령의 근황을 전하면서 서울의 격렬한 시위 장면을 담은 사진을 함께 "며칠 전부터 파업과 시위의 물결이 한국 신임 대통령의 행복한 시간에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그 기사 요약.
"내가 노무현(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니…. 그는 집권하면서부터 공약과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기권했을 것이다." 한 서울대 정치학과 학생이 개탄했다. 그 앞의 신문 판매대에는 일간지의 커다란 제목들이 대통령을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 한 국가의 원수가 이렇게 끊임없이 공격을 받은 경우는 드물다.
요즘은 그의 정치적 무능함이 야유를 받고 있다. 진보적 변호사였던 노 대통령은 노조들의 지지를 받았었다. 한 달 전부터 그는 (노조에) 양보를 함으로써 사회적 동요를 가라앉히려고 했다. 그러나 여론은 그가 지나치게 양보해서 노조들이 '경매가'를 올려부르게 만들었다고 믿는다.
노 대통령은 때로는 공적인 자리에서 어이없는 순진함을 내보인다. 5월말 그는 TV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 직 못해먹겠다"고 해 청중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 전직 언론인은 "그는 경험이 없는 게 표시가 난다"고 했다. 80년대 한국 사회 운동의 역사적 인물이며 노 대통령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장기표 씨도 "나도 노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 그는 우리에게 변화를 약속했으나 그가 변화시킨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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