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씨 가족 지난달 美로 출국…'오리무중' 김영완씨

  • 입력 2003년 7월 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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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비자금 150억원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미국에 잠적한 김영완씨(50)의 가족들은 현재 미국에서 머물며 최근의 국내 언론 보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본보 취재팀은 1일 채권전문가 등의 협조를 얻어 김씨가 강탈당한 채권 90억여원의 흐름(흐름도 참조)을 명동사채시장 등을 통해 확인했다.

1일 김씨의 아들(11)이 재학 중인 모 초등학교 담임교사에 따르면 김씨의 부인 장모씨(49)는 당초 “아들이 (영어공부를 위해)서머스쿨을 가기 위해 6월 20일부터 학교에 나가지 못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해왔으나 6월 19일 오전 학교에 전화를 걸어와 “급한 일이 생겨 오늘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는 것.

이 담임교사에 따르면 학생이 학기 중 출국을 위해서는 19일까지 출국 국가와 체류 목적, 현지 학교장의 입교허가서 등을 작성하게 돼 있는 ‘학교 외 학습 승인신청서’를 제출해야 했으나 김군은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장씨는 또 6월 24일 오전 국제전화로 학교에 전화를 걸어와 담임교사에게 “혹시 어제 오늘 신문을 보셨느냐. 애 아빠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애 아빠가 좀 곤란한 일을 겪고 있다. 기자들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아는 부분까지만 대답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사업차 출입국이 잦았던 남편이 3월 특검법이 통과된 직후 미국으로 출국,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 구속과 함께 남편이 수사선상에 오르기 시작하자 바로 다음날 오전 미국행에 올랐던 것으로 추측된다.

1일 본보 기자와 만난 김씨의 핵심 측근 K씨는 “김씨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모두 해외로 출국했다는 말을 특검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채권도난사건 민원접수”“경찰청에 김씨등 조사한적 없다”▼

한편 청와대는 ‘김영완 채권도난 사건에 대해 청와대에서 미리 알고 서울경찰청을 통해 사건 해결을 지시했다’는 본보 보도에 대해 “3월 31일 사채업자 A씨가 국민참여수석비서실 민원비서관실로 ‘범죄사실 신고’ 제하의 민원서류를 우편 접수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서울청이나 서대문경찰서를 통해 조사한 바 없고 피해자가 김씨인지도 전혀 조사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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