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프랑스 “힘내라, 카메룬…” 컨페더컵 2연패

  • 입력 2003년 6월 30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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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블뢰(푸른색) 군단’은 지난해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한을 풀었고 ‘불굴의 사자’들은 눈물의 준우승 트로피로 먼저 간 동료의 넋을 기렸다.

30일 프랑스 파리 생드니구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03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 프랑스는 연장전까지 가는 사투 끝에 연장 7분 티에리 앙리가 골든골을 터뜨려 1-0으로 승리했다.

프랑스는 이날 우승으로 2001년에 이어 대회 첫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아프리카 국가로는 사상 첫 결승에 진출했던 카메룬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양팀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27일 콜롬비아와의 준결승 도중 숨진 비비앙 푀(카메룬)의 죽음을 애도했다. 카메룬은 물론 프랑스 선수들도 왼쪽 팔에 검은색 리본을 단 채 그라운드에 나섰고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서로 손을 잡고 1분가량 푀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렸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카메룬 선수들은 푀의 몫까지 대신하겠다는 듯 놀라운 정신력으로 한 수 위의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프랑스는 전반 18분 앙리의 왼발 슛과 22분 지브릴 시세의 헤딩슛으로 카메룬의 문전을 위협했지만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카메룬의 반격도 만만찮아 전반 35분 은티에피의 슬라이딩 슛은 아쉽게 프랑스 골키퍼 바르테즈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프랑스가 11분 앙리의 슛으로 선제공격하자 카메룬도 25분 에토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90분 경기는 득점 없이 막을 내렸고 승부는 연장 들어서야 끝이 났다.

플레이메이커 피레스가 후반 교체 투입되며 전열을 가다듬은 프랑스는 연장 7분 릴리앙 튀랑의 기습 스루패스를 앙리가 문전으로 대시하며 오른쪽 발을 살짝 갖다댄 것이 그대로 카메룬의 왼쪽 골네트를 갈랐다. 97분의 사투에 종지부를 찍는 결승골.

그러나 감격의 순간에도 프랑스 선수들은 환호하는 대신 고개 숙인 카메룬 선수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위로해 관중을 숙연케 했다.

앙리는 이날 결승골로 4골을 기록하며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상을 차지했고 경기 중 숨진 푀도 MVP 투표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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