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社株매입기간 스톡옵션행사 국민銀 김정태행장 165억차익

  • 입력 2003년 6월 27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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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김정태(金正泰·사진) 국민은행장이 자사주 매입기간에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 문제점으로 지적해 금융감독위원회에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이 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해 앞으로 김 행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문제가 돼 ‘인사자료’로 활용토록 요구된 사안은 두 가지이다.

첫째, 국민은행은 우리사주신탁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002년 7월 31일∼10월 23일 자사주 300만주를 샀는데 김 행장은 그해 8월 6일 스톡옵션 40만주 가운데 30만주를 행사한 것. 이를 통해 김 행장은 165억원의 차익을 남겼으며, 이 가운데 세금을 제외한 100억원 중 67억원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김 행장은 주가가 오르는 자사주 매입기간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남겼다”며 “이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스톡옵션 행사는 당시 공시를 했고 금감원 조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말했다.

둘째, 신용카드 부실경영. 작년에 신용카드 사업경쟁에 뛰어들면서 무분별한 신규회원 유치를 통해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사의 부실을 키웠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신용도가 낮아 카드를 받을 수 없는 102만명에게 예외기준을 적용해 카드를 발급하였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신용카드 연체율이 급등했고 특히 작년에 모집한 신규회원의 연체율은 22.2%에 이르렀다.

김 행장은 이외에도 구국민·주택은행 통합 후인 2001년 12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직원들에게 모두 3291억원의 특별보로금을 줘 성과급을 과다하게 지급했다고 지적받았다.

한편 금감위는 작년에 무혐의처리한 스톡옵션 부분을 감사원이 지적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감위가 이런 통보를 받은 것은 처음이며 지적에 대한 조치 내용을 감사원에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실무를 담당했던 금감원의 김대평(金大平) 은행검사2국장은 “아직까지 공식자료를 받지 못한 상태여서 김 행장이 내부정보를 이용했는지는 밝히기 어렵다”며 “다만 지난해 정기검사 후에 스톡옵션제도의 개선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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