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MBC는 勞營방송…민영화 시급”

  • 입력 2003년 6월 27일 18시 42분


코멘트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27일 노성대(盧成大) 방송위원장과 정연주(鄭淵珠) KBS 사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이 19일 발표한 방송개혁안 문제와 KBS 인사 및 프로그램 개편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방송개혁안 논란=노성대 위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KBS2, MBC는 겉은 공영방송이지만 광고 수입으로 운영하면서 ‘주인 없는 방송’ ‘노영(勞營) 방송’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들 채널의 연내 민영화를 촉구했다.

그는 “방송 3사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방송시장의 71.5%를 점하고 있어 독과점 상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영균(申榮均) 의원은 “정부가 KBS1·2 MBC EBS YTN 아리랑TV K-TV 등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데 방송사 6개를 정권이 쥐고 있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KBS2 MBC를 민영화하자는 주장은 상업방송의 범람 속에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재권(沈載權) 의원은 “KBS2는 민영화보다 조직 혁신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 위원장은 “KBS2 MBC에 대해 공영성 강화를 위해 자체 개선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KBS 문제=정연주 사장에 대한 질의에서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정 사장은 대선과정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문제에 대해 비판적 칼럼을 썼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두 아들의 병역면제를 직접 신청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정 사장은 “아들들이 초중고 대학을 모두 미국에서 나왔고, 다시 한국에 온다고 해도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KBS 인사문제를 지적하면서 “정 사장이 취임 후 사흘 만에 ‘점령군식’ 인사를 단행했는데, KBS 내부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사흘 만에 5400명 KBS 직원들을 다 검토하고 인사를 하는가”라고 따졌다.

민주당 김성호,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프로그램 개편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인물현대사’란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은 좋지만 공영성의 상징이었던 ‘역사스페셜’을 폐지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같은 성격의 역사프로그램을 33년 동안 방영해오고 있는데, 4년 정도 진행했다고 ‘소재부족’으로 폐지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이 “‘인물현대사’는 취임 전부터 기획된 것이며 프로그램 개편에 사장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자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결과적으로 KBS 프로그램에 편파성 시비가 제기된다면 모든 책임은 사장이 져야 하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