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관(李範觀·59.사진) 광주고검장은 26일 최근 자신의 사무실 옆에 면담실을 만들어 민원인들을 직접 면담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고검장은 “고검장이 민원인을 만나 상담하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동안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며 “신뢰받는 검찰이 되는 첫 걸음은 검찰이 스스로 민원인의 소리에 귀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20여명을 직접 면담한 이 고검장은 “민원인들을 만나 보면 그동안 ‘검사 얼굴도 못 봤다’ ‘하소연이라도 해보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의사가 바쁘다고 환자를 만나지 않을 수 없듯이 검사의 업무부담만을 내세워 민원인을 그냥 돌려보내서야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지난달 민원인 면담 과정에서 “법무사 사무실에 맡긴 공탁금을 사무장이 횡령해 피해를 보았다”는 얘기를 듣고 광주지검에 통보해 법조관련 비리 수사에 나서도록 하는 등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이 고검장은 “면담 과정에서 보통사람들은 검찰에 정치적 중립 못지않게 교통사고 사기 등 생활 주변의 사건들을 투명 공정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다만 한쪽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들어줄 수 없는 검찰의 고충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여주 출신인 이 고검장은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대검 공안부장, 서울지검장 등 요직을 거쳤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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