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뉴욕타임스]"햇빛은 보약"…규칙적 노출땐 질환예방

  • 입력 2003년 6월 2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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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를 쬐자'태양 광선의 6% 정도에 해당하는 자외선은 기미 주근깨 주름 등을 만드는 부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적당한 노출은 비타민D를 합성해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비타민D를 쬐자'
태양 광선의 6% 정도에 해당하는 자외선은 기미 주근깨 주름 등을 만드는 부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적당한 노출은 비타민D를 합성해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대부분 사람들은 뜨거운 햇빛에 몸이 노출되면 피부가 노화돼 주름, 극단적으로 피부암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햇빛에는 여전히 사람에게 이로운 점이 있다.

햇빛으로 만들어지는 비타민D를 연구하는 미국 보스턴대 의대 마이클 홀릭 교수는 다른 의사와는 달리 햇빛을 긍정적으로 본다.

홀릭 교수는 “빛에 쉽게 노출되거나 일주일 동안 규칙적으로 햇빛에 노출하는 것은 뼈엉성증(골다공증) 고혈압 당뇨병 다발성경화증 류머티즘 관절염 우울증 대장암 전립샘암 유방암과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햇빛은 몸에 좋은 약”이라고 주장했다.

빛을 적당히 쬐면 비타민D가 만들어지고 이는 여러 질환을 예방한다는 것.

비타민D는 자외선 중 특히 자외선B에 몸이 노출되거나 태닝 기계의 광선을 쪼일 때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정해진 시간에 햇빛 노출을 할 경우 인종에 따라 형성되는 비타민D의 양은 어떻게 될까. 이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 색소가 피부에 함유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피부가 검은 사람일수록 멜라닌 색소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비타민D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햇볕을 쬐는 것이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15∼42세 미국 흑인 여성 중 42%가 겨울이 끝날 때까지 비타민D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주 검은 피부를 가진 흑인은 똑같은 양의 비타민D를 만들기 위해서 백인보다 50배나 더 많은 시간 햇빛에 노출돼야 한다. 미국 흑인 여성은 평균적으로 햇빛에 노출되어야 하는 시간이 백인보다 5∼10배 더 필요하다.

햇빛과 피부색깔의 관계는 인종에서 잘 드러난다. 즉 스칸디나비아와 같이 북쪽에 살고 있는 사람은 자외선B 흡수를 위해 얇은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적도 부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강렬한 자외선B 흡수를 막기 위해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

비타민D는 뼈를 구성하고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슘을 아무리 섭취해도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를 형성하거나 튼튼하게 유지시킬 수가 없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결국 근육과 뼈가 약해지고 통증을 일으킨다.

홀릭 교수는 “최근 어린이들에게서 허리가 구부러지는 질병인 구루병이 다시 생기는 것은 모유(모유에는 비타민D가 함유돼 있지 않음) 수유를 하면서 아기를 햇빛에 노출시키지 않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르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8인 자외선 차단제는 비타민D를 생성하는 능력의 95%를 막고, 자외선 차단지수가 15인 경우는 99% 막는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서 피 속에 함유된 비타민D가 너무 낮으면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전립샘암의 발생률이 5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볼티모어에서의 8년에 걸친 노화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D가 너무 낮으면 대장암 발생률이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윌리엄 그랜트 박사는 실외에서 일하거나 햇빛이 강한 곳에 사는 사람은 유방암 대장암 전립샘암 난소암 방광암 자궁암 식도암 직장암 위암 등 각종 암 사망률이 적다고 보고했다.

그는 “모든 미국인이 미국 남서부 지방의 사람처럼 오랫동안 태양빛을 쬔다면 매년 암 발병 건수는 8만5000건, 암 관련 사망도 3만 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홀릭 교수는 선탠 관리실에서 고혈압을 가진 사람이 자외선B 광선을 쬐면 약을 먹은 것처럼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비타민D의 증가는 심장박동능력을 향상시키고, 심장의 긴장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비타민D가 있으면 적당할까. 공식적으로 규정된 양의 범위는 유아는 200IU(비타민양의 국제적 단위), 어른은 600IU이다. 하지만 홀릭 교수와 다른 전문가들은 하루 1000IU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홀릭 교수는 “사람이 지닌 비타민 D의 90∼95%는 평소 햇빛 노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아무 것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햇빛에 피부를 잠시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피부색과 계절, 시간, 고도에 따라 다르게 노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마다 피부가 햇빛 속에서 그을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고 그 시간의 4분의 1 동안 손 팔 얼굴 다리를 햇빛에 노출시켜 보라고 제안했다. 그 후에도 계속 밖에 있고 싶다면 피부를 가리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라고 충고했다.

백인은 5개월 동안 신체 피부의 4분의 1을 오전 11시∼오후 3시, 하루 5∼10분 태양빛에 노출시키면 겨울까지 지내는 데 충분한 비타민 D의 양을 축적할 수 있다.

(www.nytimes.com/2003/06/17/health/17BROD.html)

정리=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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