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한국경제 위기경보' 발령

  • 입력 2003년 6월 20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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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 CEO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20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 CEO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전문 경영인들이 경제에 대해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이들은 최근 한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정부가 이익집단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경영인과 학계 인사 17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CEO포럼(공동대표 윤병철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창립 2주년 행사를 갖고 “진보와 보수, 근로자와 사용자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국론이 분열되고 이익집단의 충돌로 사회적 갈등이 늘어나면 다음 세대에 다시 가난을 물려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최근 국내 경제가 노사간 대립과 정책 혼선 등으로 성장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도약을 위해서는 모든 경제 주체가 혁신과 개방을 통한 지속적 성장에 합의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 이들은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해서는 안 되고 또 할 수도 없는 사안에 대해서는 이해관계 집단에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과거의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우리는 피해자고 다른 계층은 낡은 제도의 수혜자’라거나 ‘우리 주장에 반대하는 세력은 청산 대상’이라는 식의 사고는 국론 분열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사장에서도 현 상황을 걱정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강석진 CEO컨설팅그룹회장은 “기업인들은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곽태선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사장은 “이제 이익집단이 무조건 청와대에서 토론하려고 한다”며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윤문석 한국오라클 사장은 “이해집단간의 갈등을 ‘예외적으로’ 해결해서는 안 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접근을 해야 한다”며 “이제 모두가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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