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뛰면서 생각하니 헷갈리기도 이제는 멈춰서서 생각하겠다”

  • 입력 2003년 6월 19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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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9일 “그동안 뛰면서 생각했다. 이 말이 근사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이 안 된다”며 “앞으로 생각할 때는 생각하고 일할 때는 일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와 정책기획위원회 회의에서 “옛날 한때 우리가 뛰면서 생각한다는 구호를 제창하면서 일하던 때가 있었는데 뛰면서 생각하니까 헷갈리기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새 정부 출범 후 한꺼번에 터져나온 북핵과 경제문제 및 각종 사회현안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나 이제 조직과 시스템이 점차 갖춰져 가고 있는 만큼 차분하게 현안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준비과정을 돌아보면서 “상당기간 뛰면서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경선 캠프 만들었다가 이걸로 선거 못하니까 당으로 들어가고 당에선 점령군이라 하고, 당과 캠프 참모 손발 맞추느라고 하다가 얼추 맞추니 선거가 끝났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인수위원회 얼추 한다 했더니 끝나고, 이제 손발이 조금씩 맞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이제 비로소 한번 일해 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손발 맞추는 데 6개월 걸리고 다 맞추려면 1년 걸린다 해도 4년 남지 않느냐”며 “지금 우리 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우월한 것은 도덕적 신뢰, 말하기 민망하지만 밑천이 그거 하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옛날처럼 국가정보원과 검찰 권력기관 가지고 언론에 압력을 행사하고 공포 분위기 조성하면 1년이면 힘이 빠진다”며 “신뢰와 공무원 지식인들의 도움, 국민적 지지 이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표를 깨는 대통령이 아니라 표를 얻는 대통령이면 마지막까지 큰소리친다”며 “다음 대선에서 마지막까지 표를 얻어주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젠 생각할 때 멈춰서 생각하고 갈 땐 가려고 한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잘할 수 있을까, 될까’라는 관측만 하지 말고 화끈하게 도와주면 잘할 수 있다”며 국정운영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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