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영훈/판교 개나리단지 무차별 개발 재고해야

  • 입력 2003년 6월 1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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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동의 주민이다. 최근 본격화한 판교신도시 개발 논의에 대해 대다수 판교 주민들은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판교동 개나리단지 주민들만은 신도시의 일괄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개나리단지는 1978년 고속도로 확장사업으로 토지가 국가에 수용되면서 이주단지로 새롭게 조성된 마을이다. 당시 국가에서는 개나리단지가 주민들의 고향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들은 판교신도시가 조성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마을은 유지될 것으로 믿었고, 역대 성남시장들도 이 약속을 꾸준히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판교신도시 조성이 본격화하면서 이 약속은 백지화됐다. 획일적인 신도시 개발계획에 따라 국가가 조성한 이주단지인 개나리단지마저 계획에 휩쓸려 들어간 것이다.

조성 당시 개나리단지는 대한민국 최초로 ‘모범 취락개선마을’로 선정돼 태국 등 동남아에서 현지 조사차 여러 번 방문했을 정도였다. 이런 개나리단지를 무차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서울대 공해문제연구소의 ‘판교신도시 공기 흐름’ 조사를 보면, 판교 지역은 바람이 적어 초고층 아파트군 중심으로 건설될 경우 공기 오염이 심각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신도시 조성 후 자연환경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신도시 개발이 가져올 환경적 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주민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마땅하다. 판교신도시 개발 전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개나리단지 주민들은 모범적이고 쾌적한 마을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기를 청원한다.

김영훈 경기 성남시 판교동 개나리단지 주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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